[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애플이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AI가 통화 내용을 요약하고, 이용자가 급하게 쓴 메모를 다듬어주는 것이 핵심 기능으로 꼽힙니다.
다만, 이 같은 기능들은 8개월 앞선 지난 1월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S24 시리즈’에서 선보인 것과 대동소이해 애플만의 혁신적인 AI 기능들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발표에서 놀라운 일은 거의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리는 애플의 신제품 공개 이벤트를 열고, 애플의 첫 번째 ‘AI폰’인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애플의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되는 아이폰16 시리즈는 온디바이스 AI 형태로 인터넷 연결이 끊겨도 AI 기능이 구현됩니다.
AI가 글을 재작성 요약하고 있는 모습.(사진=애플)
애플 인텔리전스의 주된 기능 중 하나인 ‘글쓰기 도구’는 이용자의 텍스트를 재작성하고 교정 및 요약해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특히 이용자가 급하게 날려 쓴 메모를 AI가 다듬어 주고, 또 어디서 찍었는지 모르는 사진을 찾을 때 기억나는 단어를 이미지앱에 쓰면 AI가 찾아줍니다. AI가 탑재되면서 삼성전자의 갤럭시처럼 아이폰도 카메라를 조준하는 것만으로도 검색이 이뤄집니다.
메일에서는 최우선 메시지 기능으로 긴급한 메시지를 맨 위에 표시하고, 메모나 전화 앱에서는 오디오 녹음과 요약을 지원합니다. 통화 중 녹음을 시작하면 자동으로 상대방에게 녹음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종료 시 AI가 통화 내용을 요약합니다.
애플의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작동하고 있는 모습. 애플은 다음 달 iOS18과 아이패드 iOS 18.1 등을 통해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진=애플)
챗GPT가 접목돼 한층 업그레이드 된 음성 AI 비서 ‘시리’는 중간에 말이 끊겨도 이용자 언어를 이해해 답변을 제공합니다.
AI 기능 이외에 추가된 신기능에는 ‘비주얼 인텔리전스’가 있습니다. 사물을 촬영할 때 아이폰 옆에 달린 버튼으로 카메라를 조작하면 ‘시각 정보’가 제공됩니다. 가령 개 사진을 찍으면 그 개가 어떤 품종인지 알아내는 등의 작업 수행이 가능합니다. 이는 네이버(
NAVER(035420))의 이미지 검색 기반 엔진인 ‘스마트 렌즈’와 비슷한 기능입니다.
이처럼 기능면에서 새로움이 부족한 터라 애플이 AI 관련한 혁신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일부 존재합니다. 애플이 지난 10년간 기술 개발을 해오던 ‘애플카’를 접고 해당 인력 대부분을 AI 영역에 집중 배치시킴과 동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에 비해 결과물이 아쉽다는 지적입니다.
아이폰 16 울트라마린 색상. (사진=애플)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아이폰 시리즈는 애플 인텔리전스 저변을 확대시키려는 의지가 보였다”면서도 “개발자 컨퍼런스 이후 새롭거나 혁신적인 애플 인텔리전스 관련 서비스나 앱이 공개되지 않은 점은 다소 실망스럽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이 1차 출시국에 포함되면서 오는 20일부터 아이폰16 시리즈 구매가 가능하지만, 한국어로 된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빨라야 2026년에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애플은 올해는 영어만 내년에는 중국어, 일본어 등 일부 언어만 지원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AI 관련 기술들이 텍스트를 요약하거나 이미지 검색 기반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향후에는 음성으로 여러 앱을 구동시키는 것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이폰16 일반과 플러스는 블랙, 화이트, 핑크, 틸, 울트라마린의 톡톡 튀는 다섯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사진=애플)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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