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피피아이(062970)가 최근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13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섰습니다. 피피아이의 이번 유증은 이전 최대주주와의 관계 해소가 목적으로 해석됩니다. 피피아이는 인수합병(M&A) 전문가인 김병진 회장이 인수했습니다. 김 회장은 M&A를 통한 시세차익으로 자산을 불려온 인물입니다. M&A 전문가인 김 회장이 활동을 이어가기 위한 ‘비히클’(매개체)로 피피아이를 선택한 것인데요. 이번 유증 목적 역시 피피아이 지배력 강화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대주주 이해관계 해소하나
피피아이 3개월 주가추이.(사진=한국거래소)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피피아이는 지난 13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예정 발행가액은 1370원으로 986만8409주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입니다. 피피아이 발행주식총수와 동일한 신주물량으로, 유증이 완료되면 발행주식수는 2배로 늘어납니다.
피피아이 유증 목적은 채무상환 및 운영자금 확보입니다. 135억원 중 75억원은 채무상환에, 6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지난 상반기말 기준 피피아이는 129억여원의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중 31억여원을 전 최대주주인 김진봉 전 대표가 지급보증을 서고 있습니다. 피피아이는 이번 유증을 통해 김진봉 전 대표가 지급보증을 한 채무부터 전액 상환할 계획입니다.
앞서 김진봉 전 대표는 지난 8월 딥마인드플랫폼과 경영권 양수도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주당 매매가격은 5000원으로 김 전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140만주(14.18%)를 딥마인드에 70억원에 양도하기로 했습니다. 양수도계약이 종료되면서 딥마인드는 지분 14.18%를 확보했고 김 전 대표는 지분 7.21%(71만2072주)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경영권 양도가 완료됐지만 김 전 대표는 딥마인드와 특수관계인으로 연결됐습니다. 의결권 위임은 경영권 양도 계약이 최종적으로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딥마인드와 김 전 대표의 계약서에는 △매도인은 대상주식을 제외한 소유주식의 의결권을 보유기간 중 매수인에게 위임한다 △매수인은 매도인의 보증책임을 승계하고 면책되도록 한다는 약정사항이 붙었습니다.
이번 유증이 피피아이를 지배하는데 있어 전 최대주주와의 채무 및 이해관계를 해소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M&A 전문가에 넘어간 피피아이
피피아이의 새로운 최대주주가 된 딥마인드는 김병진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딥마인드의 최대주주는 메타플렉스입니다. 메타플렉스는 김 회장의 개인회사입니다. 지배구조를 보면 ‘김병관→메타플렉스→딥마인드→피피아이’의 구조입니다.
김 회장은 시장에서 M&A 전문가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그는 회사를 인수한 이후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발행을 통해 새로운 회사를 인수 후 매각하는 방식으로 차익을 남겨왔습니다. 최근에는 ‘레모나’로 유명한 경남제약을 매각하며 60억원의 차익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밖에도 한주에이알티, 경남제약, 빌리언스(전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 등을 거쳐간 것으로 확인됩니다.
김 회장의 자본시장 활동은 경남제약과 빌리언스가 중심이 됐습니다. 김 회장이 경남제약을 지배하는 동안 발행했던 CB만 300억원이 넘어섭니다. 그러나 최근 경남제약과 빌리언스를 매각하면서 M&A 매개체를 딥마인드와 피피아이로 옮기고 있습니다.
피피아이는 지난 8월 김호선
감성코퍼레이션(036620) 대표와 스페이셜인베스트먼트를 대상으로 4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는데요. 스페이셜인베스트먼트는 김병진 회장의 개인회사이며, 김호선 감성코퍼 대표는 김병진 회장의 친형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회장의 피피아이 인수 역시 CB 발행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딥마인드가 60억원의 CB를 발행했으며 이중 56억원이 피피아이 구주인수에 활용됐습니다.
딥마인드와 피피아이는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드론관련 사업△2차전지 관련 사업 등을 추가하며 채질개선에 나섰는 습니다. 다만 양사 모두 재무상태가 악화한 상황이라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딥마인드는 결손금이 759억원에 달하며, 피피아이는 부분자본잠식에 빠졌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남제약 매각 후 딥마인드와 피피아이를 중심으로 새판을 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모두 재무구조가 열악한 만큼 CB 발행 등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김봉진 전 피피아이 대표의 의결권 위임계약 해지 계획과 추가자금조달 여부 등에 대해 문의하기 위해 피피아이와 딥마인드에 통화를 시도했으나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사진=피피아이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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