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이창용, '구조개혁' 한목소리…금리 인하엔 "노코멘트"
한은 총재, 기재부 세종청사 첫 방문…'타운홀 미팅' 개최
재정·통화당국 수장 "한국 경제 구조개혁 미룰 수 없어"
이창용 "대입 성적순 선발이 가장 공정한 건 아냐"
2024-09-30 16:46:18 2024-09-30 16:46:18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 참석, 행사 시작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기재부)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이 30일 만나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구조개혁에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10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만난 두 수장은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선 "노코멘트"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최 부총리와 이 총재는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재부에서 각 사 직원 150명이 함께 모인 가운데, '한국 경제 고르디우스의 매듭 풀기: 지속 가능 경제를 위한 구조 개혁'이란 주제로 타운홀 미팅을 열었습니다.
 
이날 토론은 80분간 진행됐는데요. 이번 타운홀 미팅은 지난 2월 최 부총리가 확대 거시정책협의회 참석을 위해 한국은행을 방문했을 당시 이 총재에게 기재부 방문을 요청한 것에 대한 화답의 성격으로 개최됐습니다.
 
특히 이 총재 방문은 최 부총리의 한은 방문에 대한 답방 성격이지만, 통화정책 독립성을 기반으로 정부와 미묘한 긴장 관계를 유지해온 통화당국 수장이 재정당국을 직접 방문한 것은 정부 수립 이래 이번이 처음인데요. 기재부는 "양 기관이 거시정책 협력의 파트너에서 더 나아가 미래세대를 위해 지혜를 모으는 새로운 파트너십의 시대를 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습니다.
 
최 부총리는 "한국경제가 성장잠재력 약화, 사회이동성 저하, 인구 오너스(Onus) 등의 구조적 문제가 누증되면서 지속 가능성의 위기에 직면했으며, 단기·경기적 이슈로 보이는 문제도 그 기저에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잡고 있어 구조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싱크탱크인 중앙은행의 우수한 연구 역량을 구조적 이슈로 확장해 다양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한은의 최근 노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에 이 총재는 "낡은 경제구조를 그대로 두고 조금씩 수리하면서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것이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하며 "낡은 경제구 조를 시대에 맞게 개혁해야만 한다는 데 국민적 이견이 없지만, 막상 개별 사안에 들어가게 되면 세대간·지역간·계층간 갈등으로 구조개혁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해 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구조개혁이 모든 계층을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기존의 공급자 중심에서 이제는 수요자-공급자 간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총재는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분산된 지역투자로는 투자효율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기가 어렵다"고 평가하며 "비수도권 거점도시 중심으로 균형발전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타운홀 미팅에 앞서 기자들과 가진 자리에서 최근 한은이 낸 '상위권 대학 지역비례 선발제' 보고서와 관련해 "세계 어디를 가든 모든 대학이 여러 지역 사람을 뽑는 다양성이 있는데, 우리(한국)는 성적순으로 뽑는 게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해 거기에 빠져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강남에 사는 것이 잘못됐다는 내용으로 오해하면 안된다. 성적순으로만 뽑는 게 가장 공정한 것은 아니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입시 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수도권 인구 집중과 서울 집값 상승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 총재는 "서울에서 일류대학에 들어가는 비중이 높으니까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차원에서 하나의 제안을 드렸는데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이걸로 해결되지 않으니 더 크게 보자 그런 각도의 내용"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10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앞두고 금리 인하에 대해선 최 부총리는 "(한은의) 고유영역"이라고 말했고, 이 총재는 "오늘은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 참석, 직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