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소규모 연구용으로 만든 버섯 친환경 소재가 3년간의 연구 끝에 산업화의 첫걸음을 뗍니다. 버섯을 식재료가 아닌 포장재, 가죽 등으로 사용하는 겁니다.
농촌진흥청은 버섯 균사체 활용한 친환경 소재 개발 기술 7건을 특허출원했다고 30일 밝혔습니다.
버섯은 먹을 수 있는 자실체와 식물의 뿌리처럼 양분 흡수 기능을 하는 균사체로 분류됩니다. 균사체는 실처럼 가느다란 균사(세포)가 치밀한 그물망 구조를 이루는데, 우수한 강성 탓에 다양한 산업 소재의 활용도가 높습니다.
해외에서는 버섯 균사체의 생물적 특성에 주목하고 2000년대 초부터 친환경 산업 소재 개발과 상용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기술 개발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버섯 균사체 활용한 친환경 소재 개발 기술 7건을 특허출원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에 따라 농진청은 2021년 원천기술 확보 연구에 돌입, 스티로폼 대체 소재, 가죽 대체 소재 등 핵심 제조 기술을 독자 개발한 상황입니다.
특히 스티로폼 대체 소재 상용화를 위해 새싹기업과 버섯 농가가 상생할 수 있는 민관 협업시스템(가치성장)도 구축했습니다.
균주·기술을 농가와 산업체에 제공하면 농가·산업체는 농가 배양시설을 이용해 소재를 생산하게 됩니다. 농가는 농산부산물의 새활용과 빈 배양시설의 활용도를 높여 새로운 소득 창출이 가능합니다.
기업은 적은 자본으로 대량 배양시설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게 농진청 측의 설명입니다.
버섯 수확 후 배지를 활용한 친환경 포장 소재로 인한 원료비 절감 효과는 36.4%, 신선 버섯 생산 판매 외 추가 이익은 약 8억원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천연가죽이 아닌 균사체 소재로 인한 온실가스 저감은 83%에 달할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옵니다. 이 밖에 바이오매스 활용 포장재의 세계 시장규모는 28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연평균 21.7%의 지속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입니다.
김명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우리나라에서 균사체를 활용한 포장 완충 소재를 단기간에 2~3만 개 생산해 실질적 상용화를 이뤄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산업현장과 버섯 농가의 고충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균사체 기반 소재 산업화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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