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재건축이라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입주가 오는 27일 시작되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1만2000가구의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는 만큼 전세매물이 쏟아지며 가격이 내려갈 것이란 전망과는 달리 아직 '입주장' 현상은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자료를 보면 1일 기준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세 매물은 1869건, 월세는 1010건으로 전체 입주 물량의 24%에 불과합니다. 현재 전용면적 59㎡의 전셋값은 8억~9억원, 전용 84㎡은 9억~10억원에 형성돼 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이 보장되는 조합원 물량이 일반 분양분보다 평균 1억원 정도 가격이 높습니다.
일반분양 당첨자들의 실거주 의무가 3년 유예되면서 일반분양분의 전세는 기본 2년 계약에 특약으로 10개월을 추가하는 형태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초 입주일로부터 3년 내에는 집주인이 입주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조합원분은 거주기간에 제한이 없어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4년을 거주할 수 있죠.
아예 입주 초기에 거주 의무를 채우기 위해 집주인들이 입주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집주인들의 높은 입주율이 전셋값 강세의 이유 중 하나죠. 포레온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과거 헬리오시티에 입주 때를 예상해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현장에서 생각만큼 물량이 안 나온다"면서 "한 조합원은 조합원 입주가 많아서 부동산이 힘들겠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사전점검 때 조경이 잘 돼서 반응이 좋아 안 들어가려던 조합원도 들어가서 살겠다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25평은 수요가 많고 조합원분도 적어 7억 후반대 물건은 거의 빠진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의 모습. (사진=뉴시스)
실거주 늘며 전세 매물 24%…전셋값 상승 이어진다
정부가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돈을 빌리기 쉽지 않은 상황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은행권은 대출 쏠림을 우려해 잔금 대출 경쟁을 꺼리며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죠. 연내에는 대출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며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적기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 기한일이 내년 3월31일까지로 상당 기간 남아 있어 입주가 본격화하면 추가로 전세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도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셋값 강세의 원인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인근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는 학군, 녹지 환경, 대중교통 등이 우수해 주거 선호도가 높아 전세 수요가 큰 곳이었는데요. 1988년에 입주해 37년차 노후 아파트가 되면서 전용 83㎡ 전세 매물은 6억~7억원에 나와 있습니다. 입주 연차를 감안하더라도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전셋값이 높게 형성돼 있다는 것이 업계 의견입니다.
서울 아파트 공급량이 적은 만큼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로 가격 하락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인데요. 한국부동산원의 10월 4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전주 보다 0.08% 상승하며 76주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수요가 높은 신축인 데다 세대가 많으니 관리비도 낮아 2년이 지나면 전셋값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면서 "인근 나홀로 아파트나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도 여기를 들어오려고 해도 (물건이) 안 빠져서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고 했습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도 마찬가지로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 현상이 세졌고, 서울에서 전체적인 공급이 줄고 (포레온은) 실거주 의무가 사라지지 않아 입주장 효과가 눈에 띄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서울 전셋값은 상승폭이 늘거나 준 것이지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고,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둔촌주공을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지하 3층~지상 35층 85개동에 총 1만2032가구가 들어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아파트입니다. 대지면적만 약 14만평으로 규모가 크다 보니 현대건설·롯데건설·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 4곳이 컨소시엄을구성해 3개 단지로 아파트를 나눠 지었습니다. 조합과 시공사간 기반시설과 공사비 이견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최근 공사 재개를 합의했지만, 예정대로 입주가 이뤄질지 여부는 지켜봐야 합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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