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후 국내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초토화’입니다. 삼성전자가 맥없이 무너지면서 결국 12일에 코스피 2500선이 깨졌는데, 이것으로 끝일지, 2400선마저 무너뜨릴지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모두가 나쁜 경우는 없습니다. 주식시장만 해도 한국과 미국의 사정이 다르고, 업종별로도 온도 차가 뚜렷합니다.
트럼프의 재임을 환영하는 분야는 이미 들썩이고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정책 수혜라는 호재는 단기적으로 끝나는 종류의 재료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관련 기업들의 실적에 반영되기에 주가도 장기간 방향성을 이어갑니다.
트럼프 정책을 떠받치는 한 기둥은 에너지입니다. 에너지 중에서도 화석연료의 부흥입니다. 트럼프는 줄곧 친환경은 사기라는 주장을 펼쳤고, 과거 대통령 재임 시절엔 미국 내 원유와 가스 생산을 대폭 늘려 수출에 힘썼습니다. 한국은 미국산 천연가스를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한 나라였습니다.
IRA 축소·폐지시 미국 원유생산 증가
트럼프는 이번 대선에서도 ‘Drill, baby drill’이란 슬로건을 내세워 미국 내 셰일오일·가스 시추 확대를 강조했습니다. 화석연료 생산을 2배 늘리겠다고도 했죠. 생산 단가가 비싼 친환경 연료를 버리고 화석연료 사용을 늘려 에너지 비용을 1년 내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당연히 원유가스 시추와 생산을 지원하는 정책을 펴고, 규제는 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대표적입니다. 화석연료 생산을 막는 이 법을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이와 같은 기조에 따라 파리기후협약에서 다시 탈퇴하는 등 미국의 온실가스 관련 정책은 퇴보하겠지만, 투자자는 정책과 돈의 흐름에 주목할 수밖에 없습니다.
IRA 법안이 시행된 이후 미국 셰일 기업들은 원유와 가스를 개발할 때 더 많은 로열티(12.50% →16.67%)를 내야 했습니다. 연방정부 소유 토지에서 생산할 때는 임대보증금도 대폭(15~20배) 인상됐습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IRA 도입으로 신규 유정당 평균 개발비용이 2022년 대비 17% 상승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LNG 수출 허가를 금지했는데 트럼프는 임기 첫날 우선순위에 LNG프로젝트를 승인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미국이 생산을 늘린다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중동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