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지난 2022년 6·1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 공천에 명태균 씨와 김건희 여사 등이 개입한 정황이 또 다시 제기됐습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이 21일 공개한 녹취록들에 따르면, 명 씨는 "내가 (김진태 컷오프) 밤 12시에 엎었어"라고 말합니다. 이어 "정권 초기인데 대통령 말을 거역하는 거대한 세력이 있나. 내가 아침에 완전 박살을 냈다"며 "정진석이 김진태한테 전화해서 5·18하고 조계종 사과로 끝냈지"라고 언급합니다.
명 씨는 "아침에 애(김진태)가 막 '잊지 않겠습니다' 하고 울고"라며 자신이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을 김 지사도 인지하고 있음도 시사했는데요.
실제로 김 지사는 2022년 4월14일 강원지사 후보에서 컷오프(공천배제) 됩니다. 국민의힘은 황상무 전 KBS 앵커를 단수공천하려 했죠. 김 지사의 컷오프 사유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이었습니다. 이후 김 지사는 공관위에 이의신청을 하고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합니다.
나흘 후인 4월18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김 지사가 대국민 사과를 한다면 공천을 재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냈고, 한 시간여 뒤 김 지사는 '5·18 및 조계종 망언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엽니다.
이날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명 씨는 "김진태 내가 살린거다. (김진태가) 그분(명태균)이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손잡고 막 흔들더라"라고 자신의 역할을 과시합니다. 이어 "김진태가 나보고 주무시면 안 돼요. 내가 막 사모님 그래 갖고 밤 12시 반에 내가 해결했잖아"라며 김 지사의 공천 배경에 김 여사가 있음을 은연 중에 드러냈습니다.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로 알려진 또 다른 녹취에서는 명 씨가 "김진태가 어제 요래 (메시지가) 왔잖아. 다 명 대표님 뜻대로 저도 되고 박완수(경남지사)도 되고"라며 박완수 경남지사 공천에도 명 씨와 김 여사가 관여됐음을 시사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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