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MAGA'…몰아치는 '관세 전쟁'
17일 만에 장관 인선 마무리…15명 장관 '강경파' 전진 배치
트럼프 '휴회 인준' 예고에…2기 내각 인사청문회 거쳐야 76%
2024-11-25 15:56:02 2024-11-25 15:56:02
[뉴욕=뉴스토마토 김하늬 통신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내각의 장관 인선을 마무리했습니다. 백악관 핵심 참모진과 연방 기관 장관급 인선도 사실상 완료됐는데요. '속전속결' 인사를 단행한 트럼프 당선인은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충성파' 인사들로 꽉 채웠습니다. 이른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이념 지지자들) 군단으로 채운 셈입니다. 특히 외교·안보 라인엔 대중 강경파를, 경제 라인은 관세 옹호론자를 중용했는데요.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자신의 의제를 속도감 있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관세와 대중 경쟁, 동맹 방어 등에서 트럼프식 독주가 휘몰아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2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지명을 완료한 2기 행정부 핵심 보직 후보자와 내정자는 총 35명(23일 기준)에 달합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승리 확정 17일 만에 정부 15개 부처 장관의 인선을 마무리한 셈인데요. 브룩 롤린스 미국 우선주의 정책 연구소(AFPI) 대표를 농림장관에 지명하고, 전날에는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창업자를 재무장관으로 지명하면서 조각을 마쳤습니다. 지명자들은 미국 우선주의를 신봉한다는 공통점을 보입니다. 경력과 전문성, 통합보다는 개인적·정책적 충성도가 최대 기준이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베센트·러트닉 '경제 투톱'…더 센 '미 우선주의'
 
트럼프 당선인은 재무 장관으로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를 지명했다. 사진은 2024년 8월1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투자자 스콧 베슨트가 경제에 대해 연설하는 동안 경청하는 트럼프 모습.(사진=AP 연합뉴스)
 
미 연방정부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재무 장관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막판까지 고심했는데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초강경 관세 정책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혁에 나설 재무 장관으로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가 지명됐습니다. 상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하워드 러트닉 캔터 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을 둔 무역전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트럼프 2기 행정부 경제 정책 중 국제사회가 가장 큰 관심을 갖는 데는 '관세 정책'일 텐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베센트를 재무 장관 후보자로 발표하면서 "베센트는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불공정 무역 불균형을 막고, 특히 다가오는 세계 에너지 시장 지배를 통해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나의 정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 재무장관은 연방 예산, 조세정책을 기본적으로 다루고 국채 발행은 물론, 국가부채를 관리하는데요.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무역적자를 줄이는 방안으로 환율 조작 여부에 초점을 잡을 예정인데, 환율 조작 여부를 조사하는 재무부의 역할이 큽니다. 지난 14일 환율 관찰 대상국에 재지정된 한국은 추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보복관세나 무역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베센트 지명자는 최근 <폭스뉴스>에 기고를 통해 트럼프의 관세정책을 치켜세운 바 있는데요. 다만 베센트는 트럼프의 관세 인상에 찬성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서서히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재무 장관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가 공격적인 관세 인상을 지지하는 것과는 다소 결이 다릅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재무장관으로 베센트를 지명한 게 관세 인상을 원하는 지지층과 관세 인상의 충격을 우려하는 시장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월가의 우려를 의식한 조치라는 것이죠.
 
상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러트닉은 상무부의 관세 부과 조사와 수입제한, 기술수출 통제 기존 권한에 더해 무역협상을 총괄하는 무역대표부(USTR)까지 총괄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베센트와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는 "관세는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는 놀라운 도구"라며, 차기 행정부는 "미국을 세우기 위해 관세를 사용해야 한다. 우리가 무엇을 미국에서 만들기를 원한다면 관세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경제팀을 이끌 투톱 모두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지지하고 있어 중국을 겨냥한 고율의 관세를 앞세워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적극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외교·안보 '매파' 포진…엇갈린 평가
 
트럼프 2기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은 충성파에 더해 중국, 북한, 이란 등에 강경한 '매파'들이 포진했습니다. 집권 2기 트럼프 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 국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대중국 강경파로 지목되는데요.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인 왈츠의 경우 소셜미디어에 "억지력과 평화를 회복하는 강력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위해 회원국들은 경제력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루비오는 상원에서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 등을 비롯해 다수의 중국 견제 법안을 주도한 바 있습니다. 루비오는 소셜미디어에 "힘을 통해 평화를 이루고, 미국과 미국인의 이익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이 인선한 내각 주요 후보자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왔습니다. <CBS 방송>이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와 함께 미국 성인 2232명을 대상으로 지난 19∼22일 진행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3%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좋은 선택' 44%, '나쁜 선택' 25%, '충분한 정보가 없다' 31%였습니다. 또한 응답자의 59%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 방식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 '휴회 인준'까지 예고한 가운데 미 상원이 트럼프 2기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거쳐야만 한다는 응답은 76%를 나타냈습니다. 휴회 인준은 의회 휴회 시 대통령이 의회 인준 절차 없이 공식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도록 한 권한인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이를 통해 2기 인선 과정에서 의회의 견제를 무력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뉴욕=김하늬 통신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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