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차철우 기자] 민주당의 폭주가 시작됐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가운데, 검사 탄핵과 채상병 국정조사 등을 통해서도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김건희 특검' 최우선…"압도적 국민 명령"
민주당은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당초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재의결에 나서기로 했으나,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12월10일로 표결 기한을 늦추면서 국민의힘 내 이탈표를 최대한 이끌어낸다는 구상인데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거부권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찬대 원내대표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를 특검하라는 압도적 국민의 명령을 외면한다면, 국민의힘은 윤석열정권과 함께 몰락할 일만 남는다"며 "정권과 동반 몰락할 것인지, 국민의힘이라도 살아남을 것인지 선택하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또 "이번에도 김건희-윤석열 대통령 부부 방탄을 위해 김건희 특검을 반대하면, 국민께서는 한동훈 대표에게도 동일한 책임을 묻게 될 것이란 점 명심하라"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도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김건희 특검법 통과를 위한 민주당의 국민의힘 압박은 이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들도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김건희 특검법 찬성에 나서라"고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이들은 "뻔뻔하고 몰염치한 김건희·윤석열 정권에 국민들은 이미 심판을 내렸다. 오직 법에서 정한 임기만 남아 있는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의 지역구 의원 90명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국민의 외침에 귀 기울이고 스스로 판단과 상식에 따라 행동해 달라. 무능하고 무도하고 무책임한 김건희·윤석열 정권과 함께 보수 몰락의 길을 걷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검찰 반발에도…"윤 부부 방탄 탄핵"
동시에 민주당은 검사 탄핵에도 계속해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 등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다음 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보고한 후 4일 표결에 부친다는 계획인데요.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데에 관여하며 '방탄'을 주도했다는 이유에섭니다.
지난 7월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사건을 수사했던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 등 4명의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데 이은 또 한 번의 검사 탄핵입니다. 강 검사와 엄희준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청문회는 다음달 11일 열립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부장판사들은 "(민주당의) 탄핵 시도는 헌법의 기본 가치를 훼손하고 법치주의를 형해화시키는 위헌·위법적 시도"라는 반대 성명문을 내기도 했는데요.
그럼에도 민주당은 의지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검사 탄핵 이유는 검찰의 윤석열 대통령 부부 헌법유린에 대한 방탄"이라며 "도이치모터스 사건 관련해 불기소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심판이 주된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국정조사 역시 국민의힘을 압박하는 카드 중 하나입니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까지 여야에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 선임을 마쳐달라고 요구했는데요.
민주당은 정동영 위원장을 비롯해 전용기(간사)·박범계·박주민·김병주·장경태·김성회·부승찬·이상식·황명선 의원 등 10명을 특위 위원으로 추천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윤석열정부 비호감 높아…대선 때까지 강공"
민주당의 이 같은 강공은 여론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도 있습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지금 정부·여당이 너무 못해서 거기에 대한 반대되는 희망을 야당에 걸려는 국민들의 인식이 있다 보여진다"고 진단했는데요.
박상병 정치평론가 역시 "사실 (민주당이) 과한 측면이 있지만 그게 통하는 이유가 윤석열정부에 대한 비호감이 너무 높다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내부 상황에 대해서도 국민의 분노가 크기 때문에 야당의 비판에 대해 못한다고 할 사람이 거의 없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은 다음 대선 때까지 무조건 강공으로 나갈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위해 윤석열정부를 때리는 것 이외에 더 좋은 전략이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정치적 문제가 아닌 법률적 문제이기 때문에 헌재에서 기각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이어갈 것임을 예견했는데요. 그 대신 임기단축 개헌이나 하야를 계속 띄울 것이란 전망입니다.
김진양·차철우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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