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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경남은행이 기업 대출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불거진 횡령 사건에 대한 처분을 내리면서다. 가계대출 규제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상황에 처했다.
사진=경남은행
신규 대출 취급 정지…횡령 '후폭풍'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남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규 대출 취급이 정지된다. 경남은행은 내달 2일부터 내년 6월1일까지 6개월간 신규 차주에 대해 PF대출이 불가해진다. 금융당국이 PF대출 업무 관련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행정처분을 받기 이전에 취급한 PF대출의 이자수익과 수수료수익 등은 발생하나, 대출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정지 금액은 2260억4039만원으로 지난해 매출 총액의 8.76% 이다. 영업정지금액은 지난해 실적을 반영해 부동산PF 대출 관련 이자수익과 수수료수익 등을 포함해 기재했다.
금융감독원이 경남은행에 PF업무 일시 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지난해 터진 횡령 사건 때문이다. 투자금융부에서 15년간 PF대출을 담당하던 이모 부장이 3089억원 가로챈 사건으로, 은행권에서 밝혀진 사건 중 최대 규모다. 17개 사업장에 대해 지난 2009년부터 2022년까지 대출금과 원리금 상환자금을 횡령했다. 횡령 횟수는 77회에 달한다.
특히 금융당국은 경남은행이 해당 과정에서 PF대출 업무 관련 대출금 지급 등 여신관리와 인사관리, 사후 점검 등의 내부통제 절차가 전반적으로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본점의 거액 여신 실행은 이상거래 발견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영업점만 적용되는 영향으로 조기 적발되지 않았던 점도 지적했다.
가계·기업 대출 모두 제동…성장 둔화 전망
경남은행이 제재를 받으면서 대출 성장도 발목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이 가계 부채 축소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믿을 곳은 기업대출뿐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보수적 가계부채 정책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기업대출 확대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경남은행의 대출 구성은 크게 제조업과 비제조업, 가계자금으로 나뉜다. 올 3분기 기준 경남은행의 제조업 대출금은 10조3157억원, 비제조업 대출은 17조2589억원, 가계자금은 13조1908억원이다. 비제조업 대출이 월등히 많다. 제조업이 전체 35.3%, 비제조업이 42.3%, 가계자금이 32.4%를 차지한다.
특히 이번 신규 실행이 중단된 부동산PF 대출의 경우 비제조업에 속한다. 경남은행의 비제조업 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부동산 대출로 5조4469억원에 달한다. 전체의 13.4%에 달하는 규모다. 제조업 단일 부문과 비교하더라도 가장 비중이 크다. 부동산업종 잔액은 지난해 말에 비하면 0.6% 증가했으며 전분기 대비 0.9% 증가했다. 부동산PF 잔액 대부분이 부동산 업종에 속하는 만큼 내년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건설업에 실행된 대출 잔액은 9685억원으로 전체의 2.4%로 1년 전에 비해 3.1%, 지난해 말 대비 6.4% 덩치를 불렸다.
증가세를 보이던 원화 대출금도 더디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경남은행의 원화대출금은 40조765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규모다. 특히 대기업 대출이 같은 기간 16.7% 증가하면서 2조3704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말에 비하면 22.8% 성장했다. 중소기업 대출도 지난해 3분기 대비 0.6% 늘어나 24조8137억원으로 커졌다.
대출 규모는 증가했으나 수익성 하락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순이자마진(NIM)이 점점 줄고 있기 때문이다. NIM이란 은행의 수익성 지표로, 운용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 자산 총액으로 나눠 산출한다. 올 3분기 경남은행의 NIM은 1.81%로 전분기 1.87% 대비 0.06%p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9%에 비해 0.02%p 높지만, 3년 내 두번째로 낮은 수치다.
대출채권 수익률에서 예수금 비용률을 제한 수치인 NIS도 줄었다. NIS는 대출과 예금 간의 단순 이자율 차이로 3분기 기준 2.06%다. 전분기 대비 0.1%p 하락했는데, 수익률 하락이 원인이다. 같은 기간 경남은행의 원화대출채권 수익률은 5.15%에서 4.99%로 하락했다. 지난 1년간 경남은행의 원화대출채권 수익률은 5%대를 유지했으나 3분기에는 4%대로 내려가게 됐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융 사고 재발 방지를 통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수익성 제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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