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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오리온(271560)이 최근 원재료 가격 인상을 이유로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지만, 실제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원가율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단체 등 일각에서는 비쵸비와 초코송이 등은 인상률이 20%에 이르는 만큼 과도한 인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오리온은 원가율 축소와 판관비율 관리에 집중하면서 올해 3분기 기준 경쟁사 대비 최대 3배 이상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과자. (사진=연합뉴스)
이달부터 제품가 인상…일부 '생산 중단'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 1일부터 카카오 등 가격이 급등한 원재료 사용 비중이 높은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올렸다. 품목별로 보면 초코송이와 비쵸비 가격이 각각 20%, 촉촉한초코칩 16.7%, 다이제초코 12.0%, 마켓오 브라우니와 핫브레이크 10.0% 순으로 가격인상률이 높았다.
이에 초코송이는 편의점 가격 기준 1000원에서 1200원으로, 비쵸비는 3000원에서 3600원으로 올랐다. 촉촉한초코칩과 다이제초코는 각각 300~400원이 오르면서 2800원으로 가격이 동일해졌다. 이외에 마켓오브라우니는 300원 오른 3300원, 핫브레이크는 100원 오른 1100원에 판매된다.
30% 이상 가격인상이 필요한 제품에 대해서는 잠정적으로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카카오와 견과류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른 가운데 원재료 선물 계약 기간이 다시 도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쟁사인 해태제과 역시 초콜릿 비중이 높은 포키·홈런볼·자유시간 등 10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8.6% 인상했다. 이미 지난 6월에는 롯데웰푸드는 빼빼로와 가나 초콜릿 등 17종 제품 가격을 평균 12% 올린 바 있다. 롯데웰푸드의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 권장소비자가는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약 16.67% 올랐다. 가나 마일드 제품의 카카오 함량은 29%에 이른다. 이는 오리온이 생산을 중단한 투유의 함량(20%) 보다 높은 수준이다.
오리온 제품 중 가장 가격 인상률이 높았던 초코송이와 비쵸비는 각각 코코아원료 4%, 밀크초콜릿 36%가 들어간다. 다만 업체측은 초코송이의 경우 비스킷류 등이 들어간 복합 제품으로 초콜릿만 보면 카카오 함량은 표기된 함량 보다 더 높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초콜릿류는 제조방식과 성분 함량에 따라 △초콜릿(코코아 고형분 함량 30% 이상 또는 코코아버터 18% 이상, 무지방 코코아 고형분 12% 이상) △밀크 초콜릿(코코아 고형분을 20%이상 함유하고 유고형분이 12% 이상인 것, 코코아버터 18% 이상 또는 무지방 코코아 고형분 2.5% 이상 함유하고 유지방 2.5% 이상인 것) △준초콜릿(코코아 고형분 함량 7% 이상) △초콜릿 가공품(견과류와 비스킷류 등 식용가능한 식품에 초콜릿, 밀크 초콜릿, 준초콜릿 등을 혼합해 가공한 복합 제품으로 코코아 고형분 함량이 2% 이상)등으로 나뉜다.
원가율·판관비 줄며 수익성 확대
올해 3분기 들어서 오리온은 판관비율과 원가율 절감에 성공하면서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이 17.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기준으로는 지난 2020년 이후 약 5년 만에 17%를 돌파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판관비율은 22.03%에서 21.65%로 0.38%포인트, 원가율은 61.55%에서 61.23%로 0.32%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원가율 감소는 제품을 싼 가격에 구매해 비싸게 판매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업체 측은 연결기준은 해외법인 매출 비중이 65%로, 한국 법인(별도 실적)의 경우 급격한 내수 소비 부진과 슈퍼 등 소매 거래처 폐점으로 인해 3분기 매출액이 0.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분기(7~9월) 별도로만 보면 매출액은 2720억원에서 2711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누적(1~9월)으로 보면 매출은 7935억원에서 8205억원으로 약 3.4% 증가했다.
원가율 역시 3분기(7~9월) 별도로만 보면 올해 58.62%로 전년(57.69%) 대비 증가했지만, 누적 기준으로 보면 58.36%에서 57.91%로 줄었다. 판관비율도 25.92%에서 25.68%로 소폭 감소했다. 이에 영업이익률도 16.40%로 지난해 동기(15.72%) 대비 확대됐다.
올해 3분기
크라운해태홀딩스(005740)의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이 7.2%, 롯데웰푸드가 5.7%라는 점과 비교하면 최소 3배에 가까운 수익률 차이가 발생했다. 국내 시장에서 롯데웰푸드의 영업이익률은 5.4%로 직전년도 동기(4.5%) 증가했지만 여전히 오리온 보다 낮았다.
롯데웰푸드(280360)은 지난 6월 빼빼로와 가나 초콜릿 등 17종 제품 가격을 평균 12% 올린 바 있다. 해태제과 역시 이달 1일부터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인상했다.
평균 인상률은 롯데웰푸드, 오리온, 해태제과 순으로 높았다. 특히 해태제과는 초콜릿 비중이 높은 제품 가격은 인상했지만, 지난 9월 국제 밀 가격 하락을 반영해 계란 과자, 사루비아 등 비스킷 3종 가격은 평균 6.7% 내렸다.
이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가심시센터는 <IB토마토>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번 오리온의 가격 인상 제품 중 인지도 높은 초코송이 등의 가격 인상률은 20%였으며 13개 제품 평균 인상률도 10.6%로 높아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면서 "오리온의 높은 가격 인상은 소비자와 신뢰를 저버리는 것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년 전 오리온은 꼬북칩, 포카칩, 예감 등 대표제품 16개의 가격을 평균 15.8% 인상할 당시에도 원가가 안정화되면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약속과 다르게 올 8월에는 초코송이, 오징어땅콩, 촉촉한 초코칩 등의 제품에 대해 가격인하가 아닌 할인이벤트만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물가로 어려운 시기 소비자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던 오리온의 갑작스러운 가격인상 소식에 소비자는 배신감을 느낀다"라며 "이번 가격 인상폭은 "최근 3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보다 과도하게 높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오리온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카카오 원료 가격은 지난 2년간 국제시세가 4배가량 오르는 등 원가부담이 지속되고 있었으나,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급등한 카카오 가격이 감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라며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시 팔수록 손해가 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일부 제품을 부득이하게 인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2년 전 코로나 기간 중 원재료와 에너지 비용의 급상승으로 9년 만에 가격을 인상했을 때에도 10년 이상 가격을 동결한 제품이 대부분이었다"라며 "현재 생산 중인 61개 품목 중 절반이 넘는 33개 제품은 여전히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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