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윤, '한동훈·이재명' 다 체포하라고 지시"

"이재명·우원식·한동훈·박찬대·조국 등 대상자"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계엄관련 현안보고를 마치고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홍장원 1차장은 "체포 대상자는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후 특정 정치인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습니다. 

 

홍 차장이 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이같이 발언했다고 정보위 소속 야당 간사인 김병기 민주당 의원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브리핑을 통해 "당시 윤 대통령이 체포 대상자로 지시한 사람은 정치인 외에도 여러 명이 거론됐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정원에도 대공수사권을 줄 테니 방첩사령부를 지원해라.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홍 차장이 "뭘 도와주면 되냐고" 묻자,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체포조가 국회에 나가있는데 소재파악이 안 된다.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위치 추적을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홍 차장이 전달받은 명단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박찬대 원내대표와 김민석 최고위원, 정청래 법사위원장 등"이라며 "이밖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김어준 씨와 김명수 전 대법원장, 김민웅 전 교수 등" 정치인 외에도 다수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김민웅 전 교수는 김민석의 형님인 걸로 알고 있고, 권순일 전 선관위원과 또 한 명의 선관위원도 불러줬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여 사령관으로부터 이 소식을 전달받은 홍 차장은 "미친 X라 생각했다"며 이후 메모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한국노총인지 민주노총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노총위원장 1명이 기억난다"고 했습니다. 

 

또 홍 차장은 여 방첩사령관이 "'1차 검거, 2차 검거 대상을 순차적으로 검거할 예정이며 방첩사에 있는 구금시설에 구금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며 "'알았다'하고 통화가 종료됐지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김 의원이 전한 말에 따르면 홍 차장은 여 사령관과 육사 선·후배 사이라고 말하면서 직접 통화한 내역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국회 정보위원회 앞에서 기자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우원식 국회의장 등 정치인들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내렸음을 보여주는 홍 차장의 통화 내역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태은 인턴기자)

 

이진하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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