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계엄군의 지난 3일 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침입 목적이 '통합선거인 명부'였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3당 위원들은 6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계엄군의 선관위 침탈 관련 선관위 내부 폐쇄회로(CCTV) 열람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군의 선관위 장악 목적은 선관위의 전산 서버였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3일 밤, 계엄군이 국회 외에 선거관리위원회에 군 병력을 투입한 데 대해 이들은 "선관위 안팎의 CCTV를 확인한 결과 기괴한 계엄군의 선관위 장악 의도의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의 주장에 따라 치밀하게 기획되고 실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단서들"이라고 밝혔습니다.
선관위 내부 CCTV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선관위에 진입한 계엄군 10명 중 6명은 곧바로 선관위 2층의 전산실로 들어갔습니다. 영상 속 계엄군은 권총으로 무장한 상태였으며, 선관위 근무 직원에게 신분과 소속, 목적을 밝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CCTV상 이들 6명 중 3~4명은 전산실에 30여분 가량 머무르면서 여기저기를 둘러보면서 마치 무엇인가를 찾는 것처럼 행동했고, 총 세 차례에 걸쳐 특정 서부의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행안위에 따르면 첫 번째 사진 촬영은 22시 43분 통합명부시스템 서버가 대상이었습니다. 통합명부시스템은 선거 시 사전투표 명부를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두 번째로 22시 45분에는 보안장비가 구축된 컨테이너 C열 서버를 촬영했습니다. 세 번째는 23시 45분 통합스토리지 서버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행안위 위원들은 "계엄군이 왜 이 같은 서버 사진을 촬영했는지는 선관위도 알 수 없다고 했다"며 "계엄군이 대한민국 선거 시스템의 핵심인 통합선거인명부를 촬영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이라고 전했습니다. 오랫동안 극우 보수 음모론자들이 주장했던 ‘22대 총선 부정 선거’ 궤변을 떠올리는 것은 무리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CCTV에는 전산실 내부를 장시간 둘러보는 계엄군이 계속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장면도 있었는데요. 선관위 전산실 내부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입니다.
행안위 위원들은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발표는 22시 23분 시작돼 29분 종료됐는데 전산실 진입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대통령 계엄 선언 발표 종료 2분 만에 계엄군이 선관위 전산실이 위치한 2층에 진입한 것"이라며 "사실상 대통령의 계엄선언 이전부터 계엄군이 선관위 진입을 준비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선거제도와 국가기관을 악용해 음모론을 현실화하려 한 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책임자는 반드시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만 한다"며 "행안위 야3당은 윤석열 정부의 이같은 반헌법적 폭거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행안위가 공개한 CCTV 영상 화면 캡처(사진=행안위)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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