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하 한투운용)이 지난 2년간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을 9조원 이상 끌어올리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습니다. 그 중심에 남용수 ETF운용본부장이 있습니다. 남 본부장 합류 이후 한투운용의 ETF 숫자는 65개에서 102개로 늘었고, 신상품에 힘입어 운용자산(AUM)이 3배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증가한 순자산 9.1조 중 신규 ETF가 5조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기반의 혁신적인 상품 개발 전략으로 ETF 시장에서 한투운용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남용수 본부장을 지난 10일 한투운용 본사에서 만났습니다. 남용수 본부장은 지난해 1월 한투운용에 합류해 ACE ETF의 운용과 상품 개발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퀀트 트레이더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한국으로 돌아와 15년간 퀀트 전문가로 활동하며 입지를 다졌습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이 지난 9일 본사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한투운용)
남 본부장은 2007년 미국에서 퀀트 트레이더로 첫발을 내디딘 후 한국퀀트협회 초대 회장으로 6년간 활동하고, 루트앤글로벌자산운용을 설립해 헤지펀드를 운용했습니다. 이후 한화자산운용으로 옮겨 ETF팀장 및 퇴직연금 기획팀장직을 역임했고 지난해 한투운용에 합류했습니다.
남 본부장이 한투운용에 온 뒤로 ACE ETF의 성장세는 가파릅니다. 그는 "2023년 1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ETF 순자산은 9조1000억원 증가했고, ETF 숫자는 65개에서 102개로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0일 종가 기준 한투운용의 ETF 순자산액은 12조6658억원이었는데요. 남 본부장 입사 후 9조6247억원이 늘어 순자산 규모는 순자산 규모는 약 3배, ETF 수는 50% 이상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습니다.
특히 신상품 개발이 성장의 핵심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투운용의 2년간 ETF 순자산 증가분 9조1000억원 중 약 5조원은 남 본부장이 합류한 후 새로 상장시킨 ETF에서 나왔는데요. 남 본부장은 "상품 개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데이터 분석을 도입한 덕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남 본부장은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리서치와 상품 개발에 적극 도입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AI와 코딩을 활용한 효율적인 리서치를 장려하면서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한투운용이 ETF 순자산과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린 데는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남 본부장은 "올해 개인 순매수 규모가 2조5000억원으로 시장 3위를 기록하며 큰 역할을 했다"며 "흐름에 맞는 신상품을 상장하고 기존 상품을 타이트하게 관리한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투운용은 디지털 전환(DX)에도 주력했습니다. 가격 모니터링과 운용 시스템 자동화,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통해 업무 리소스를 20% 이상 절감했습니다. 이를 상품과 법규 리서치에 재투입하면서 디지털 경진대회에서 2년 연속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남 본부장은 내년엔 개인 투자자를 중심에 둔 '메가트렌드'와 '상품 혁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는 "AUM 성장은 성공적이었지만, 이를 고착화하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개인 투자자와 연금 계좌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내년 차별화된 미국 주식 ETF 선보일 것
남 본부장은 최근 ETF 시장에선 '미국 주식'과 '연금 계좌', '월배당' 등을 핫 키워드로 꼽았습니다. 그는 "세부적으로는 'AI인 것 같다"며 "아마 비트코인 ETF가 상장됐다면 비트코인이 가장 핫한 키워드였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AI는 확실히 돈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 전반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으며, 트럼프 당선 후 뜨거워진 관련 종목의 열기도 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반기 주목할 만한 상품으론 'ACE 글로벌AI맞춤형반도체'를 꼽았습니다. AI 서비스 고도화에 따라 AI 맞춤형 반도체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당 ETF는 AI 맞춤형 반도체 밸류체인의 핵심 기업들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남 본부장은 "범용 GPU 대비 전성비가 우수한 맞춤형 반도체는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개발 중인 분야"라며 "모건스탠리는 맞춤형 반도체 시장이 향후 5년간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가장 신경 쓰는 분야는 연금입니다. 남 본부장은 "적립식으로 거부감 없이 투자할 수 있는 상품과 안정적으로 인출 기간을 늘릴 수 있는 상품을 개발 중"이라며 "연금 투자에 적합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년 전략에 대해 "기존 스타일과 차별화된 미국 주식 ETF를 준비 중"이라며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투자자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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