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승훈 선임기자] 지난 9월 중순, 서울시 고위관료와 출입 기자들의 저녁 자리에서 한 기자가 물었다. “국장님, 시장님 따라 나중에 청와대 가시는 건가요?” 맞은 편의 사내가 손사레를 치며 펄쩍 뛰었다. “아이고. 무슨. 농담으로도 그런 말씀 마십시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작 사기사건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고소장 초안을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당황해하는 얼굴이 역력했지만 싫지는 않은 표정이었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며 주요보직을 맡던 인물이었다. 오 시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이 농후했던 시점에서 기자들이 그를 두고 농담을 곁들인 덕담을 건넨 것이었다. 그날, 박원순 시장 시절 오세훈 라인으로 찍혀 힘들었다는 그의 앞날도 제법 창창해 보였다.
서울시에 출입한 이튿날, 타사 후배를 통해 알게 된 선배가 내게 웃으며 말했다. “잘 오셨소. 아시다시피 서울시가 예전에는 잘 나가는 출입처가 아니었는데, 요새는 달라졌거든. 오세훈 시장이 대통령이 될 수도 있으니까.” 언론계에서 대선 후보 마크맨을 하던 기자들이 후보가 당선되면 함께 청와대 출입기자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오 시장이 주요 잠룡으로 부상하면서 서울시 출입기자들의 영전(?)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얘기였다. 그 선배는 서울시만 10여 년 넘게 출입한 ‘빠꼼이&rsq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