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 심리 위축세가 나타남에 따라 유통업계 불황은 더 깊어질 전망입니다. 국민 과반이 새해엔 더욱 허리띠를 졸라맬 가능성이 높아진 것 인데요. 실제로 새해 소비지출을 작년 대비 더 줄이겠다는 시민들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경제인협회가 '2025년 국민 소비지출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53%는 올해 소비지출을 작년 대비 축소하겠다고 답했는데요. 이에 따라 올 한해 소비지출은 작년보다 1.6% 감소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소비지출 축소 배경으로는 고물가 지속(44%), 소득 감소 및 실직 우려(15.5%), 세금·공과금 부담 증가(8.5%) 등이 꼽혔는데요. 소비에 영향을 끼치는 부분에는 고환율·고물가 지속(43.2%)이 가장 많은 응답을 기록했습니다. 소비 감소 품목엔 여행·외식·숙박(17.6%), 여가·문화생활(15.2%), 의류·신발(14.9%)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소비 활성화 시점이 '기약 없음' 35.1%로 가장 많았고 2026년 24.6%, 2025년 24.3%, 2027년 이후 16%로 전망됐다는 점입니다.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은평점 농산 매장 전경. (사진=롯데마트)
이처럼 대내외 경제 여건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올해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도 쪼그라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는데요.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2025년 유통산업 전망조사' 결과에서 올해 소매유통시장은 지난해 대비 0.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친 2020년(-1.2%)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응답 업체의 66.3%는 올해 유통시장이 작년보다 부정적일 것으로 평가했는데, 그 이유(복수응답)로는 가장 많은 63.8%가 소비심리 위축을 꼽았습니다. 특히 올 한해 편의점(-0.3%)과 슈퍼마켓(-0.7%)은 역성장이 전망되기도 했습니다.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를 기반으로 한 유통업계의 근심은 날로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새해에도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소득 계층별 소비 양극화가 예상된다"며 "미국의 관세 인상 등의 우려로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올해에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기에 유통기업들도 다양한 대응책을 미리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시기 민감도가 높은 저소득층일수록 허리띠를 더 졸라매기 때문에 양극화 심화 현상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고 있는데요. 소비가 뒷받침돼야 실적 성장세 유지는 물론, 신사업 투자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지금은 비용 줄이기에 급급한 형국이기 때문입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향후 금리가 지속 인하된다면 고물가가 걱정되기는 하지만, 먹거리 물가만 확실하게 잡을 수 있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조금 더 소비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기 때문에 경제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소비 여력이 있으신 분은 소비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하고, 기업들도 다방면적인 마케팅을 실시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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