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홍해를 통과하는 선박을 공격하는 '홍해 사태'가 1년 넘게 해결되지 않자, HMM이 해상운임 상승 기조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올해 실적이 급등할 전망입니다.
HMM 함부르크호. (사진=HMM)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 27일 2460.34포인트(p)로 집계됐습니다. SCFI는 지난달 22일부터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운임이 오르는 주요 원인은 홍해 사태의 장기화 때문입니다. 지난해 11월 후티 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지원을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같은 위협에 선박들이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기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글로벌 선사들은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운항을 아프리카로 우회했고, 선박 운항 일수가 왕복 기준 3~4주 늘어나게 됐습니다. 수에즈 운하는 전세계 물동량 약 30%가 지나가는 핵심 항로라 해상 운임도 덩달아 올라갔습니다.
때문에 SCFI는 올해 상반기 평균 2319p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상반기 평균 976p에서 2배 이상 오른 수치입니다. 지난 3분기에도 SCFI는 평균 3082p로 집계되며 전년 평균(986p)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업계는 통상 SCFI 1000p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초 해운 업황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침체를 계속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변수로 떠오른 것입니다.
운임 고공행진 효과로 HMM의 올해 실적은 크게 증가할 전망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연간 실적은 매출액 11조3429억원, 영업이익 3조2195억원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는 작년 대비 각각 35%, 451% 급증한 수치입니다.
한편, 운임은 내년에도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화주사와 선사, 포워더 종사자 413명을 대상으로 '2025년 글로벌 해상운임 전망'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74.4%가 내년도 운임이 상승(39.8%)하거나 현 수준을 유지(34.6%)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반면, 운임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은 23.6%에 불과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관세 인상 조처를 할 경우 중국의 밀어내기 물량이 급증하면서 단기간 내 해상운임이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지난 5월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전략 품목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한 이후, SCFI는 5월10일 2306p에서 7월5일 3733p로 2개월 만에 약 62% 급등한 바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해운사들이 반사이익을 받은 건 사실"이라며 "선사들은 현재 해양 탄소중립이라는 큰 숙제를 갖고 있는 만큼, 호황 시기 번 자금을 탈탄소 체제를 대비하는데 사용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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