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풍산, 운전자본 증가로 현금흐름 악화…재고 매출화로 개선 기대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출로 전환
재고확보 등 운전자본 증가가 원인
신동 사업 정체 가운데 방산 확대용 사전 조치 해석
2025-01-06 06:00:00 2025-01-06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일 15:5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풍산(103140)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재고자산 확보 등 운전자본 증가에 따른 현금 지출이 영업활동현금 유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풍산의 운전자본 지출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본 증가가 있었던 지난 3분기 이후 대규모 방산 수주가 이뤄지면서 재고자산이 매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방산 사업은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기 때문에 현금흐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의 현금흐름 유출도 일시적 현상일 뿐 빠르게 개선될 수 있을 전망이다.
 
풍산 본사(사진=풍산)
 
순이익 늘었지만 현금흐름 유출은 커져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풍산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95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197억원)보다 63.6% 증가했다. 다만, 분기 순이익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올해 3분기 286억원 유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풍산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581억원 자금 유입을 기록했는데, 순이익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오히려 유출이 증가한 모습이다. 이는 올해 3분기 풍산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전년(4142억원) 대비 212억원 줄어드는데 영향을 미쳤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유출을 기록한 가장 큰 원인은 운전자본 지출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자금 지출이 컸다. 풍산이 올해 3분기까지 재고자산 확보로 인해 유출된 금액은 1542억원이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10억원보다 52.7%나 증가했다. 이에 전체 재고자산 규모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1조3881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2273억원)에서 증가하는 모습이다.
 
재고자산 확보에 따른 자금 유출이 발생하자 풍산의 운전자본 자금 지출은 올해 3분기 3398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 풍산이 운전자본 축소를 통해 808억원의 현금 유입이 발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재고자산이 증가하면 현금흐름표 상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자금 지출이 이뤄진다. 기업이 재고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존에 보유한 재고자산을 소진하면 재고자산 구매가 이뤄지지 않았고 매출이 발생했기 때문에 현금 유입 효과가 발생한다. 이에 재고자산이 줄어들면 현금흐름표상 현금 유입이 발생하며 현금흐름이 개선된다.
 
풍산의 사업은 신동(동전 제조 사업 포함)과 방산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현금 유출은 방산 사업 때문으로 보인다. 신동 사업은 내수 경기의 부진으로 인해 올해 3분기 생산량이 소폭 줄어드는 등 정체된 상태라 재고를 대폭 늘릴 요인이 부족하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풍산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및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 신동 생산량은 19만3605톤으로 지난해 3분기(19만5028톤)보다 0.7% 감소했다.
 
그에 반해 풍산의 방산 매출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는 등 수요가 늘고 있다. 풍산의 올해 3분기 누적 방산 매출액은 78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94억원)보다 28.6% 증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며 탄약 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전해진다. 아울러 세계 각국의 국방 강화 추세와 맞물려 탄약 수요는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산 부문 수주 성공…향후 수익성 확대 동력
 
풍산의 방산사업은 신동 사업에 비해 현금흐름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신동사업보다 방산사업의 이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순이익은 현금흐름의 원천이기 때문에 순이익이 높아진다면 향후 운전자금 지출이 커져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개선될 수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풍산의 방산 사업 수익성은 내수는 10% 내외, 수출은 10%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에 반해 신동사업의 이익률은 3~4%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방산 사업의 비중이 높아진다면 풍산의 순이익이 대폭 성장할 수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풍산이 올해 방산 사업의 호조에 따라 순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올해 풍산의 방산 매출은 총 1조239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방산 매출(9896억원)보다 25% 증가할 전망이다. 이어 내년 방산 매출액은 1조3150억원이 예상된다.
 
수출 비중도 올해 59.1%(매출 7320억원)에서 내년 60.7%(매출 7980억원)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연간 순이익도 올해 2700억원, 내년은 3190억원이 예상된다. 풍산의 지난해 전체 순이익 규모는 156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풍산은 지난 23일 대규모 탄약 공급 수주를 따내며 방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풍산은 방위사업청과 대구경 탄약류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 규모는 3704억원이다. 지난해 풍산의 전체 연결 기준 매출액(4조1253억원)의 9%에 달하는 계약이다.
 
풍산 측은 재고자산 증가의 배경에 대해 묻는 <IB토마토>질문에 “3분기 재고자산이 증가한 원인은 향후 방산 생산 계획에 따른 재고 확보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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