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부동산 시장 한파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보합세로 돌아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시장 한파가 미치지 못하는 곳도 있습니다. 바로 서울 한강변과 강남3구 도시정비사업 현장입니다. 업계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상반기 최대 정비사업지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수주권을 놓고 격돌하고 있는데요. 이 열기는 고스란히 송파구 잠실 일대로 넘어갈 예정입니다.
한남4구역보다도 높은 사업비가 책정된 잠실 우성 1·2·3차 재건축 사업에 6개 건설사가 관심을 보이며 본격적인 수주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잠실주공5단지를 비롯해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잠실 장미 1·2·3차 아파트도 재건축 사업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어 잠실 일대 부동산 시장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요동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래미안 대 자이' 수주전 열릴까…3월 잠실 우성 1·2·3차 재건축 입찰 마감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잠실 우성 1·2·3차 아파트가 지난달 24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낸 후 이달 3일에는 재건축 현장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잠실 우성1·2·3차 재건축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101-1 일대 12만354㎡ 용지에 지하 4층~지상 49층 규모 공동주택 2680가구를 짓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3.3㎡당 공사비는 920만원으로 예상 공사비가 1조6934억원에 달합니다. 최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수주 경쟁전을 펼치고 있는 한남4구역의 예상 공사비 1조5724억원을 웃도는 규모입니다.
지난 3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금호건설, 진흥기업 등 6개 업체가 참여해 해당 단지에 대한 뜨거운 관심도를 반영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9월 첫 입찰에서는 GS건설이 사업에 단독 응찰하며 유찰된 바 있습니다. 정비업계에서는 이미 입찰에 참여했던 GS건설과 최근 서울 주요지역 정비사업에 활발히 참여하는 삼성물산 간의 양자 대결을 점치고 있습니다.
잠실 우성 1·2·3차 아파트 단지. (사진=송정은 기자)
잠실 우성아파트 인근 A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는 "잠실엘스 등 이른바 준신축 아파트는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1억원 가량이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지만 잠실 우성을 비롯한 잠실 일대 구축 재건축 단지는 그렇지 않다"며 "준공 40년 이상 노후 아파트다보니 실거주에 대한 부담이 있어서 다소 저평가 됐었는데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호가도 오르고 있고 문의도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많은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아무래도 기존 입찰에 참여했던 GS건설,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삼성물산에 현대건설 정도가 실제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잠실 우성 1·2·3차 아파트 단지. (사진=송정은 기자)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과 관련해 삼성물산과 GS건설 등은 입찰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종합적인 입찰 조건을 검토해 적극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GS건설 관계자도 "잠실 우성 1,2,3단지 재건축은 당사가 오랫 동안 관심을 가진 사업장"이라면서 "비록 지난해 당사 단독 참여로 유찰되긴 했지만 수주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잠실우성 1·2·3차 아파트 재건축사업 입찰은 오는 3월 4일까지 진행됩니다.
잠실주공5·아시아선수촌·잠실장미 등 잠실 노후단지 재건축 본격화
총 4000가구에 달하는 잠실주공5단지 역시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잠실주공5단지는 지하철 2·8호선 잠실역 역세권 입지에 현재 30개동, 3930가구 규모인데요. 향후 재건축을 통해 최고 70층, 6491가구로 탈바꿈할 전망입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해당 단지에 대한 정비계획을 고시한 바 있습니다. 이후 사업시행계획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으면 본격적인 철거와 착공이 진행됩니다. 잠실 일대 최고 규모 단지로서 향후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61㎡는 이 달 4일 34억7500만원에 거래되며 종전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이외에도 잠실 장미 1·2·3차 아파트(1979년 준공, 2100가구)와 아시아선수촌 아파트(1986년 준공, 1356가구) 등 잠실의 대표적인 노후 단지들의 재건축 사업도 순항 중입니다. 잠실 장미 1·2·3차 아파트는 지난해 8월 향후 최고 49층, 4800가구 규모로 재건축 하는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됐습니다.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전환되며 상가를 포함한 주상복합으로 재건축이 가능해졌습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속에서도 잠실 일대 노후 단지의 재건축 기대감이 작용되고 있다"며 "향후 노후단지 중저층 재건축이 마무리되면 재건축단지 희소성이 더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나홀로 상승 지속은 어려울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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