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운명의 일주일'…승부 총력전
핵심 기술진 "영풍·MBK와 함께 않을 것"
경영진 연속 언론 인터뷰…여론전 가열
'집중투표제' 두고 자문사 엇갈린 권고안
판세 '안갯속'…캐스팅보트 국민연금 표심
2025-01-16 16:16:37 2025-01-16 16:16:37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최대 승부처가 될 임시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임시 주총을 앞두고 주요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안도 엇갈리면서 예측불허의 혼전 양상으로 진행되는 모습인데요.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영풍·MBK 양측은 여론전을 강화하는 등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가 입주한 오피스빌딩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을 비롯한 핵심 기술진들은 16일 성명서를 통해 영풍·MBK파트너스와 함께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투기적 사모펀드 MBK와 심각한 환경오염 및 적자 등에 시달리며 실패한 기업 영풍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할 경우 고려아연은 미래가 없다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우리는 영풍·MBK의 적대적 M&A 시도를 강력하게 반대한다적대적 M&A 시도가 성공할 경우 영풍·MBK 측과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들은 앞서 지난 9월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유사한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요. 오는 23일 주총을 앞두고 소액주주 등 표심을 끌어안기 위해 거듭 입장을 발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양측 최고경영진도 최근 잇달아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김광일 MBK 부회장은 언론에 최윤범 현 회장을 비롯한 이사회가 실패했기에 교체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전기차 소재회사로 엔진을 바꿀 수 있도록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현 경영진인 최 회장은 그간 회사를 성장시켜 온 자신감을 피력하며 트로이카 드라이브등 전략을 통해 앞으로도 더욱 건실한 회사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했는데요. 영풍·MBK의 경영권 인수 추진에는 흑색선전으로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목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운명의 ‘23집중투표제쟁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중요 승부처가 될 임시주총의 핵심 쟁점은 단연 집중투표제도입 여부입니다. 최 회장 측은 소액주주 권익 보호 방안을 명분으로 이를 찬성하고 있는데요. 특히 집중투표제가 도입될 경우 소액주주가 자신의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기에 지분이 상대적으로 적은 최 회장 측에 유리합니다. 반면, 영풍·MBK 측은 경영권 분쟁 상황 속 현 경영진 측의 자리보전을 위해 악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대 입장을 펴고 있습니다.
 
현재 고려아연의 지분 구도는 영풍·MBK 측이 약 41%, 최 회장 측이 34%대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이 통과하려면 정관 변경을 해야 합니다. 이때 의결권 행사가 발행주식 총수의 3%로 제한되는 ‘3%적용으로 우호 지분이 잘게 나뉘어있는 최 회장 측이 지분이 집중된 영풍·MBK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해 각각 찬성과 반대라는 상반된 입장을 밝혔는데요. 고려아연의 외국인 지분율은 7% 수준으로 대체로 자문사 권고를 따라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향이 있어 판세는 안갯속에 빠진 형국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국민연금 표심의 향배가 매우 중요해졌는데요. 4.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17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임시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 경영진이든 경영권을 가져가려는 세력이든 치열하게 다투기만 하면 결국 국가와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며 공정성과 효율성의 목적을 토대로 국가와 고려아연이라는 기업을 위한 혜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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