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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지난해
젠큐릭스(229000)의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의 두 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확대에 따른 채권 증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매출 증가율보다 높은 채권 증가율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주요 매출처 한 곳의 매출 증가폭이 전체 매출 증가액 및 채권 증가액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채권 회수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젠큐릭스는 지난 2020년 6월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 올해부터 관리종목지정 기준 매출액 30억원 규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여기에 올해 매출 규모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이익률 개선이 과제로 남아 있다.
(사진=젠큐릭스)
매출액 증가율보다 2배 높은 채권 증가율…특정 고객사 의존도 심화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젠큐릭스는 지난해 매출 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26억원 대비 97.4% 늘어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 증가율을 13억9천만원에서 40억8천만원으로 193.5% 폭증했다. 매출액 증가율 대비 2배 높은 채권 증가율이다. 쉽게 말해 매출은 2배 늘었는데, 채권은 3배 늘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매출 확대에 따른 매출채권 증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매출액 증가율을 크게 상회하는 매출채권 증가율은 물량 밀어내기를 의심하기도 한다. 기업들은 회계상 이익을 부풀리기 위해 향후 채권 회부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당장 매출을 늘리고 영업이익 등을 좋아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실제 젠큐릭스는 지난해 매출을 2배 올리면서 영업적자도 112억원에서 85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다만, 젠큐릭스는 매출채권과 기타채권을 따로 구분하지는 않고 있다.
젠큐릭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말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 총 40억8천만원 중 매출채권은 25억7천만원이고 기타채권은 2024년에 매각한 자회사 지분에 대한 매각 대금 미수금 15억원이 대부분"이라며 "2024년말 매출채권은 2023년말 13억2천만원 대비 12억5000만원, 약 95% 증가했으나, 이는 지속적인 예후 매출 증가(약 150%)에 따른 자연스러운 증가"라고 말했다.
여기에 젠큐릭스는 지난해 고객1에 대한 매출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액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외부고객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면 '고객1'의 매출 증가가 눈에 띈다. 해당 고객에 대한 매출은 2022년 1억8000만원에서 2023년 12억원으로 급증하더니, 지난해 37억원으로 3배 넘게 몸집을 키웠다. 특히 지난해 1년만에 매출 증가액이 25억4천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액 증가액(25억3천만원), 전체 채권 증가액(26억9천만원)과 비슷한 규모다. 해당 고객은 젠큐릭스의 수탁기관 중 하나로 추정된다.
현재 전체 매출에서 '고객1'에 대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2.55%다. 이는 체외진단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수치로 보여진다. 지난해 기준
씨젠(096530)(매출액 4143억원)과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매출 6946억원)의 경우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외부고객이 없다.
랩지노믹스(084650)(매출액 859억원)는 고객사 A에 대한 매출이 289억원으로 33.64%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수젠텍(253840)(매출 101억원)의 경우 B사 10.5%, C사 10%, D사 2.55%, E사 1.95% 정도의 매출 비중을 보였다.
특정 고객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회사의 수익 안정성 측면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매출 비중이 큰 고객과의 거래가 중단될 시 회사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매출채권을 정확하게 회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관리종목지정 요건 매출액 30억원 적용…이익률 개선도 '숙제'
코스닥 상장사는 최근 사업연도의 매출액이 30억원을 넘어야 관리종목 지정을 면하는데, 기술특례상장 회사의 경우 상장연도를 포함해 5년간 해당 요건이 면제된다. 젠큐릭스는 지난 2020년 6월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해 올해부터 매출 규정이 적용된다.
그간 회사의 매출액은 2020년 16억원, 2021년 30억원, 2022년 26억원, 2023년 26억원 등 30억원을 하회하는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두 배 가까이 매출 규모를 성장시키며 관리종목 지정 기준을 넘어섰다. 올해도 늘어난 매출액을 유지하면 관리종목 지정을 면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회사의 매출 실적을 들여다보면 암진단제품(예후진단+동반진단) 매출이 46억원으로 전체의 90.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국내 매출액이 43억원에 달한다. 유방암 예후예측검사 '진스웰 BCT'의 경우 전국 종합병원 유방외과를 통해 환자들에게 검사를 제공하고 있으며, 환자는 의사와 병원을 통해 검사를 수탁기관에 의뢰한다. 그러면 수탁기관은 젠큐릭스가 납품한 제품을 활용해 검사하고, 그 결과를 다시 의사와 병원에 전달한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45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존재 유무를 알려주는 '진스웰 ddEGFR 돌연변이 검사'는 전국의 각 종합병원에 키트를 직접 납품하는 판매모델이다. 검사 장비를 갖춘 종합병원 병리과에 키트를 공급하고, 각 병리과에서 직접 검사를 수행하며, 직접 검사가 불가능한 중소형 병원들은 외주수탁기관을 통해 검사가 이뤄진다. 이 경우 젠큐릭스는 외주수탁기관에 키트를 판매한다.
젠큐릭스가 '고객1'과 관계를 잘 유지해 현재의 매출 규모를 이어간다 하더라도 여전히 이익률 개선의 과제가 남아 있다. 회사는 지난 2020년 상장 이래로 2023년까지 4개년 연속 1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85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폭을 소폭 줄이는 데 그쳤다. 당기순손실 역시 2021년 351억원, 2022년 255억원, 2023년 201억원, 2024년 41억원으로 4년 연속 적자다.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 2020년 56억원에서 지난해 8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 현황을 보면 흑색종/전이성유방암/폐암 동반진단 분야 연구개발이 3건, 폐암/전이성 유방암 체외진단 연구개발 2건, 대장암/간암 조기진단 연구개발 2건 등이 있다. 여기에 지속적으로 투입될 연구개발비를 감안하면 늘어난 매출을 유지하더라도 이익률 개선을 장담하지 못하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말라버린 상황에서 재무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젠큐릭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예후진단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2억원이 증가했는데 요인은 2023년 검사건수 및 예후 진단 매출이 약 580건(14억5천만원)에서 1350건(36억8천만원)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사업구조상 예후진단 매출은 모두 예후진단검사를 전담하는 수탁의료기관에서 발생되나 실 매출의 원천은 70여개 상급병원이므로 특정 고객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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