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로 시선 돌리는 K-방산…기술 자립 꿈꾼다
LIG·한화, 국방·우주 반도체 각각 개발
국방·우주 반도체, 전량 해외서 수입
2025-12-08 14:23:54 2025-12-08 14:38:26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본격적인 호황기에 접어든 국내 방산업계가 이제는 반도체 분야로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방 반도체와 우주 반도체를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만큼, 국산화를 통해 기술 자립을 이루겠다는 목표입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할 트랜시버 우주반도체의 예상 분해도 형상. (사진=한화시스템)
 
최근 국내 방산업계는 정부와 협력해 국방·우주용 반도체 개발에 본격 착수하고 있습니다. LIG넥스원은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능동위상배열레이다(AESA)용 X-밴드 공통 MMIC 및 프런트엔드 모듈 플랫폼 개발’과 ‘무인항공기 SAR용 광대역 공통 MMIC 및 프런트엔드 모듈 플랫폼 개발’ 등 두 개의 연구 과제 수행을 위한 협약을 지난 5일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개발되는 AESA 레이다용 반도체는 다기능 레이다, 전투기 탑재 AESA 레이다, 저피탐 무인편대기, 한국형 스텔스 무인기 레이다 등 다양한 무기체계에 적용 가능한 핵심 소자입니다. 초소형·고성능 국방용 반도체를 확보해 실전 운용 체계에 적용한다는 계획입니다.
 
한화시스템 역시 지난 3일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트랜시버 우주반도체 기술’ 개발 과제 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이번 과제를 통해 군 저궤도 위성통신 실현에 필요한 핵심 소자를 국산화할 예정입니다. 이 반도체는 우주 환경에서도 지상과 위성 간의 신호를 안정적으로 송수신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군 저궤도 위성통신은 약 500~1200km 고도의 저궤도 위성을 활용해 작전 지역에서 끊김 없는 고속 통신을 지원하는 기술로 꼽힙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국방용과 우주용 반도체를 사실상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레이더·유도무기 등 54개 주요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국방 반도체를 조사한 결과, 98.9%가 미국 등 해외에서 수입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주 반도체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국내에는 우주 환경을 견딜 수 있는 반도체를 생산할 설비가 없어 필요한 핵심 부품을 미국과 유럽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는 반대로 반도체 공급망이 흔들리면 어떤 무기체계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없다는 뜻과 같습니다. 이러한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방산업계가 정부와 함께 반도체 기술 확보에 나선 것입니다.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게 되면 기술 자립은 물론, 공급망 안정, 한국 운영 환경에 최적화된 스펙 구현을 통한 운용 폭 확대, 위성통신망 자립 기반 강화, 우주산업 경쟁력 제고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우주·방산 시장에서의 수출 가능성도 열립니다.
 
전문가들은 국방·우주 반도체의 국산화가 기술 종속을 막고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한 필수 과제라고 말합니다. 송방원 건국대 방위사업학과 겸임교수는 “현재 국방·우주 반도체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라며 “국산화에 성공하면 기술 종속을 벗어나 공급망 안정도 확보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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