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노원구시설관리공단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단순한 경제적 비용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합니다. 325억원의 가치 창출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공공기관은 국민이 필수로 누려야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공공기관이 제대로 운영됐는지 따지는 잣대는 '효능감'보다는 효율성 위주로 돌아갑니다. 국민을 상대로 얼마나 수익을 냈고, 비용을 얼마나 아꼈느냐가 공공기관의 성과를 따지는 기준이 되는 겁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김주성 노원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효율성 중심이었던 기존 평가에서 벗어나, 서비스가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데 정성을 쏟았습니다. 그것이 공단이 존재하는 본래 목적에 부합한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공단은 지난 9월 '2024년 공익 증진 효과 분석'을 실시했습니다. 공단에서 관리하는 체육센터, 배드민턴장, 주차장 등이 주민들에게 제공한 혜택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 우리 사회에 실질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수치로 계산해 본 겁니다.
11월26일 김주성 노원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명지대 용인캠퍼스에서 사단법인 한국지방공기업정책포럼이 주최한 '2025년 전국 지방공공기관 혁신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노원구시설관리공단)
그 결과 공단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325억원에 달했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역사회공헌 기대 편익 204억원 △지역사회 요금할인 혜택 15억원 △공단이 시설 요금 등으로 벌어들인 매출액 106억원 등입니다. 지역사회공헌 기대 편익은 무형의 수익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민간 수영장 월간 이용료가 10만원이고, 공단 수영장 1개월 요금이 5만원이라면 공단 수영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한 달에 5만원을 아끼는 셈입니다. 배드민턴장은 지역주민 건강기능 향상과 질병 예방에 기여해 개인의료비를 절감시킵니다.
김주성 이사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공익 편익 분석은 공단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과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공익 편익 분석과 도입 배경을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공단은 재무적 성과를 넘어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가치를 분석해 무형의 사회적 공헌 가치를 정량화했습니다. 단순히 매출액 대비 예산 집행 규모로 보면 수지 비율이 50% 미만으로, 민간기업에 비해 낮은 수치이지만, 공단이 제공하는 편의성이나 복지 요소까지 수치화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실내체육, 야외체육, 문화레저, 주차관리 등 분야별로 절감 효과와 이용자 혜택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약 325억원의 사회적 가치가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투입 대비 127%의 가치창출률에 해당하며, 실질적으로 69억원의 순가치를 만들어낸 셈입니다. 공단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복지 후생의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었습니다.
김주성 노원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사진=김주성 이사장 제공)
공익 편익 분석의 필요성을 느끼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회계상 수치만으로 공공기관의 진정한 가치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공단은 주민 복지를 위한 기관으로, 재무성과 외에도 사회적 가치 창출이 중요한 평가 요소입니다. 편익 분석은 '적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큰 사회적 편익을 창출하는' 공단의 역할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근거가 됩니다. 이는 공단의 운영이 단순한 비용이 아닌 지역사회에 대한 투자임을 입증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민간기업에서 경영자로 일하신 경험도 공익 편익 분석을 도입하는데 영향을 미쳤습니까.
민간기업에서는 수익성과 효율성이 최우선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낀 것은, 수익만으로는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민간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나 사회공헌 가치가 중요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경험은 공단 경영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공단의 존재 이유가 지역 주민의 복리 증진과 공공서비스 제공에 있다는 점에서, 재무성과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월계구민체육센터 수영장. (사진=노원구시설관리공단)
공익 편익 분석이 ESG 등 평가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입니까.
ESG가 기업 중심의 평가라면, 공익 편익 분석은 주민 중심의 체감 가치를 중시합니다.
공익 편익 분석은 실질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습니까.
추후 공단 내부에서 경영의사를 결정할 때 활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분석 결과는 예산 편성, 사업 우선순위 설정, 신규사업 검토에 근거 자료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효율성 위주의 정부 지방공기업 평가가 바뀌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공공기관의 본질은 공공복리 증진에 있습니다. 앞으로는 재무성과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공공성, 주민 만족도를 함께 고려하는 평가 체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방공기업평가원 등 전문기관 협업으로 분석틀을 더 정교하게 만들려고 하신다면서요.
추후 분석체계를 발전시킨다면 전문기관 자문 등으로 분석기준의 신뢰성을 강화하거나, 분석 기준을 다양화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지표별 가중치 조정, 통계기법 개선, 추가적인 사회적 지표 반영 등을 검토 중이며, 향후에는 이용자 만족도나 환경적 가치까지 반영해 보다 종합적인 분석체계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추후 가능하다면 이를 성과 평가 혹은 재무관리계획에 일부 반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공익 편익 분석은 공단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이러한 노력이 객관적 데이터로도 입증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개선을 이어가겠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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