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광고 '주의보')당류가공품으로 다이어트?…소비자 욕구 노린다
판매처마다 재고 소진 속도 강조…소비자 심리 자극
고형차 성분 기대 효과에 버젓이 '체지방 감소' 기재
위고비 성분 GLP-1 유사한 알파벳으로 유산균 홍보
2026-01-09 15:17:34 2026-01-09 15:17:34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SNS에선 기능성을 보장할 수 없는 식품이면서 체중 감소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하는 허위·과대광고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과실 분말에 불과한 성분 또는 설탕류를 가공한 당류가공품이 체지방을 줄인다는 광고가 있는가 하면 비만 치료제 '위고비' 성분과 유사한 알파벳 조합을 내세운 광고도 눈에 띕니다. 비만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비자 욕망을 연료 삼아 허위·과대광고가 퍼지는 꼴입니다.
 
9일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을 보면,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한 식품을 의미합니다. 건강기능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원료는 고시형 기능성 원료와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나뉩니다.
 
건강기능식품 공전에 등재된 고시형 원료,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개별적으로 인정한 개별인정형 원료가 아닌 성분으로 제품을 만들면 유형에 따라 일반식품 또는 가공품 등으로 분류됩니다. 이 경우 성분의 기능성을 담은 문구를 제품에 기재할 수 없습니다. 예컨대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라는 문구는 건강기능식품에만 사용 가능합니다.
 
기능성 원료를 기준으로 건강기능식품 여부를 결정짓는 명확한 기준이 있지만, 온라인 광고에선 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양상입니다.
 
'체지방 감소' 효능 적었다가 슬그머니 삭제
 
SNS 검색창에 '비만'이나 '다이어트'를 검색하면 수많은 제품 광고가 뜹니다. 판매처로 연결되는 링크를 누르면 제품 소개보다 먼저 등장하는 건 주문량이 많아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물량을 넉넉하게 준비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안내문입니다.
 
'덱시올'이라는 제품 판매처도 같은 패턴을 보입니다. 미국 임상 기반 영양제 브랜드를 자처하는 덱시올은 작년 10월부터 보도자료성 기사를 통해 총 네 차례 언론에서 다뤄졌습니다. '"위고비 이후 다음은 덱시올?" 하버드 다이어트 열풍 재점화'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기사에선 '체중감량뿐 아니라 붓기·식후 불편감 등 대사 시스템 전반을 다룬다는 점이 단순 다이어트 제품과 차별화된다는 평가'라는 문구가 등장합니다.
 
실상을 보면 덱시올의 식품유형은 고형차입니다. 체중 감량이나 체지방 감소와 같은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일반식품입니다.
 
고형차 '덱시올' 홈페이지 중 원료별 기대 효과와 효능이 적힌 부분(왼쪽)과 최근 삭제한 부분. (사진=덱시올 홈페이지 캡처)
 
덱시올 핵심 원료는 알파-CD, 베르가못 추출물, 브로멜라인 등입니다. 판매 사이트에는 알파-CD 기대 효과로 '체지방 감소'가 적혀 있습니다. 베르가못 추출물 옆에는 '살 안 찌는 체질로'라는 문구도 등장합니다. 원료 원산지 정보가 기재된 부분에선 베르가못 추출분말 효능이 '체지방 감소·콜레스테롤 개선·혈당 조절 지원'으로 명시됐습니다. 기능성이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체지방 감소 등의 효능이 있다고 주장하는 대목으로 읽힙니다. 원료별 기대 효과와 효능이 적힌 광고 문구는 최근까지 있었으나 <뉴스토마토>가 해당 링크를 식약처에 공유하면서 취재를 시작하자 삭제됐습니다.
 
"1g 성분이 지방 9g 배출"…체지방 컷팅한다는 당류가공품
 
건강기능식품 행세를 하는 또 다른 식품 '안티칼 알파'에는 덱시올 핵심 원료 중 하나인 알파-CD가 포함됐습니다.
 
제품 광고 중에는 1g의 알파-CD가 약 9g의 지방을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입니다. 이 밖에도 '체지방 컷팅', '초강력 성분'처럼 자극적인 단어들이 관찰됩니다. '제품이 아닌 원료적 특성에 대한 설명이며, 적용시험 결과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님을 알려드린다'는 안내사항은 광고 하단 작은 글씨로만 쓰여 있습니다.
 
1g만으로 9g의 지방을 배출한다는 알파-CD를 포함해 안티칼 알파 원료는 건강기능식품 공전에 기재되지도, 식약처장이 개별적으로 인정한 원료도 아닙니다.
 
위고비 성분 본딴 유산균으로 소비자 현혹
 
의사와 약사가 현대인의 식탐 제어를 위해 최상의 원료 배합으로 공동 개발했다는 '지엘틱스'도 기능성이 확인되지 않은 원료를 부각합니다.
 
식품유형상 음료베이스인 지엘틱스 핵심 원료는 'GLO-P1'이라는 락타아제(유당분해효소)입니다. 이 원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에선 '위*비, 삭*다 핵심원료 Glucagon-Like Peptide 1'이 함께 등장합니다. 지엘틱스 원료인 GLO-P1가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삭센다 성분인 GLP-1과 유사한 알파벳 조합인 점을 노려 소비자를 현혹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음료베이스 '지엘틱스' 광고 중 GLO-P1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 성분인 'GLP-1'이 같이 등장한다. (사진=지엘틱스 홈페이지 캡처)
 
위고비와 삭센다를 간접 언급하는 부분에선 특히 GLP-1의 작용 기전을 큰 글씨로 반복 노출시켜 소비자가 지엘틱스 효능으로 오인할 여지도 있습니다. 원료에 대한 설명일 뿐 제품과는 무관하다는 안내사항은 작은 글씨로만 쓰여 있어 대비됩니다.
 
식약처는 고형차나 당류가공품, 음료베이스 등 일반식품을 광고하면서 다이어트 효능이 있는 것처럼 표현할 경우 관련법에 저촉된다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일반식품 광고 시 다이어트 효능이 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라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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