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부터 우주까지…‘범정부 패키지’가 캐나다 수주 승패 가른다
무기 성능 20%뿐…에너지·광물·위성 ‘총력전’
2026-01-12 13:04:24 2026-01-12 14:26:07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 수주전이 단순한 무기 성능 경쟁을 넘어 산업·에너지·자원·우주 협력까지 아우르는 ‘범정부 차원의 정부 대 정부(G2G) 패키지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잠수함 플랫폼 성능 비중이 전체 평가의 20%에 불과한 가운데, 유지·정비(MRO), 산업기술 이전, 고용 창출, 에너지·광물 협력 등 국가 차원의 종합 기여도가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한국 역시 방산을 넘어선 ‘원팀(One-Team)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12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방산협력 확대를 위한 협업 방안’ 세미나. (사진=뉴스토마토)
 
12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방산협력 확대를 위한 협업 방안’ 세미나에서 국방·방산 분야 전문가들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이 전통적인 무기 성능 위주의 입찰 구조에서 벗어나, 산업·경제적 기여도와 장기적 국가 파트너십을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특히 캐나다가 요구하는 경제적·산업적 조건에 대해 범정부 차원의 G2G 협력 패키지 전략으로 대응해야만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캐나다 정부가 최근 공개한 평가 기준에 따르면, 잠수함 플랫폼 성능의 비중은 전체 평가 항목 중 20%에 불과한 반면, 유지·정비(MRO) 및 군수 지원이 50%, 산업기술 혜택(ITB), 고용 창출, 캐나다 방산 공급망 통합 등 경제적 혜택이 15%를 차지하는 등 산업·경제적 기여도가 사업 성패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용선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캐나다 방산 조달의 본질은 성능 경쟁이 아니라 자국 산업 기여와 전략적 역량 축적을 둘러싼 경쟁”이라며 “관건은 ‘Buy Canadian(캐나다산 구매)’ 정책과 에너지·자원 안보라는 캐나다의 핵심 국정 과제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독일이 이미 잠수함 사업에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연계한 범정부 패키지로 캐나다의 국정 과제에 밀착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 역시 ‘심해에서 우주까지’ 아우르는 압도적인 G2G 카드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선 에너지 분야에서는 단순 자원 구매를 넘어 LNG·LPG 운송선 발주와 터미널 지분 투자 등 인프라 연계형 거래를 통해 ‘에너지 안보 동맹’으로 관계를 격상시켜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또 니켈과 리튬 등 캐나다의 핵심 광물에 대해서도 현지 제련 및 주조 공장 설립을 포함한 공급망 구축에 참여함으로써 캐나다가 중시하는 ‘자원 주권’ 정책에 실질적으로 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바다와 우주를 잇는 차별화된 안보 구상도 힘을 보탰습니다. 최 위원은 “캐나다의 저궤도위성통신망을 조기에 도입해 한국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진출을 돕는 한편, 캐나다 노바스코샤 발사장을 한국 민간 발사체의 북미 전초기지로 활용하는 ‘우주산업 공급망 동맹’ 구축이 우리 측의 강력한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한국과 독일 간 잠수함 성능 격차는 크지 않다”며 “캐나다가 중시하는 것은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전략 파트너십과 유연성으로 한국의 국가 역량 패키지를 통해 보다 강력한 산업·외교적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유형곤 한국국방기술학회 정책연구센터장은 “현행 수출 절충 교역 지원 체계로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국가안보실 주관 태스크포스(TF) 등 범정부 컨트롤타워를 통해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업만이 플레이어가 아니라 정부와 국회 역시 외교·안보, 산업·통상, 금융·보증, 기술·보안이 하나의 작전처럼 묶여 원팀으로 작동해야 한다”며 “목표 설정부터 역할 분담, 의사결정 속도, 현장 지원까지 전 과정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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