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민주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국혁신당과의 전격 합당에 나서면서 범보수 진영이 고심에 빠졌습니다. 진보 정당의 세력 결집에 맞서기 위해서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지선 판세가 그다지 유리하지 않은 데다 통합의 명분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합당에 선을 긋고 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의 '공천헌금·통일교 특검 연대'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진보 통합 '급물살'…개혁신당에 쏠리는 눈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깜짝 제안'하면서 두 당의 합당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날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하며 내부 논의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정 대표의 독단적 결정을 두고 민주당 내 반발이 거센 만큼 변수는 존재합니다.
진보 진영의 합당 논의가 정치권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가면서 보수 정당 연대에도 눈길이 쏠립니다. 앞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민주당의 통일교 연루 및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겨냥한 '쌍특검'을 계기로 뭉쳤는데요.
양당은 지난달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했고, 이달 15일 민주당 주도의 '2차 종합특검법' 처리에 맞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첫 주자로 나서는 등 협력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7일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이기는 선거'를 위해 폭넓게 정치 연대도 펼쳐 나가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장 대표가 개혁신당을 상징하는 주황색 넥타이를 착용해 연대를 시도할 것이란 해석을 낳기도 했습니다.
다만 천 원내대표는 다음날 국민의힘과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저희 지방선거 열차는 이미 출발했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어 "장 대표가 비상계엄에 대해서 사과한 건 평가하지만 윤석열과 윤 어게인 세력과의 단절은 아직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합당은커녕 연대도 갈 길이 먼 상황입니다. 장 대표가 12·3 비상계엄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극우 세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에서 축출된 이후 독자적 노선을 구축해온 이 대표 입장에서는 연대를 할 명분도 실익도 없는 실정입니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선거 연대에는 관심이 없다"며 "특검에 대해서 연대하는데 자꾸 선거 연대로 몰고 가는 거는 호사가들이 하는 얘기"라고 못 박았습니다.
또한 "장 대표는 우려스럽다"며 "운동장을 넓게 써야 되는데 확실히 오른쪽에 몰려 있는 것 같고, 그 부분이 마음에 안 드시는 분들은 개혁신당을 지지하면 된다"고 부연했습니다.
합당하면 승리?…과거 사례 보니
범보수 진영이 합당한다 해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현재 국민의힘이 서울·부산 등 격전지에서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판국에서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는 게 정치권 분석입니다.
앞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지난 2020년 4월 '21대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과 연합해 당명을 '미래통합당'으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총선에서 개헌 저지선(101석)을 간신히 웃도는 103석 확보(위성 정당 의석 포함)에 그쳤습니다. 180석을 얻은 민주당에 대패하며, 결국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들어섰습니다.
이같이 정당 합당에도 선거에서 참패한 사례가 부지기수입니다. 지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해 '바른미래당이' 출범했는데요. 원내 30석 규모의 '제3당'으로 부상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광역단체장 17곳의 중 한 자리도 얻지 못했습니다.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원희룡 제주지사만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21대 총선에서는 호남을 기반으로 한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이 '민생당'으로 합쳐 출사표를 냈으나, 단 하나의 의석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2022년 '20대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의지로 강성 친문재인계 정당인 열린민주당과 통합을 이뤄냈습니다. '범진보 진영 대통합' 구상의 일환이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0.73%포인트 차이로 패했습니다. 윤씨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했고, 대선 이후 양당은 합당했습니다.
같은 해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주축으로 한 새로운물결이 통합했는데요. 김 전 부총리는 경기도지사에 당선됐지만, 민주당은 17곳의 광역단체장 중 단 5곳만 차지하며 국민의힘(12곳 확보)에 참패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