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명태균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씨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쟁점은 명씨의 여론조사가 윤씨에게 실제로 전달됐는지,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됐는지 여부입니다.
윤석열씨가 지난해 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27일 오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석열씨와 명태균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습니다. 공판준비기일에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서 두 사람 모두 법정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윤씨는 배우자 김건희씨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씨로부터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58회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를 받습니다. 여론조사 무상 제공은 정치자금법상 기부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김건희특검은 지난해 12월 윤씨와 명씨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특검은 윤씨의 범죄수익을 약 1억3720만원으로 보고, 추징보전을 청구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선 명씨의 여론조사가 윤씨에게 전달됐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피고인들은 특검의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검은 명씨가 윤씨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58회 보냈다고 하지만, 실제 보낸 것이 증명된 건 14회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나머지는 명씨가 여론조사를 했다는 내용뿐이라 혐의가 적용될 수 없다는 게 피고인들 입장입니다.
특히 명씨가 여론조사를 제공한 대상은 주로 김씨였습니다. 특검은 윤씨와 김씨를 정치적 공동체로 보고, 명씨가 김씨에게 보낸 여론조사가 윤씨에게도 전달됐다고 봤습니다. 반면 피고인들은 특검의 추정일 뿐 윤씨에게 전달된 사실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반박합니다.
이 재판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윤씨가 김 전 의원 공천에도 개입했는지입니다. 윤씨가 공천개입 혐의로 기소된 건 아닙니다. 다만 특검은 윤씨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무료로 받은 대가로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경남 창원의창에 공천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습니다. 실제 윤씨가 그해 5월9일 명씨에게 전화해 “김영선이를 좀 (공천)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는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반면 피고인들은 공천 개입 여부에 대해 공소사실과 관련이 없다며 공소장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윤씨 측과 명씨 측 모두 김 전 의원 공천에 개입한 적 없다는 입장입니다.
윤씨와 명씨의 재판은 오는 3월부터 본격화될 예정입니다. 재판부는 첫 공판기일을 오는 3월17일로 잡고, 주 1회씩 공판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첫 공판기일에는 양측 모두진술과 특검의 입증계획, 주요 서증조사 등이 진행됩니다.
한편, 이번 재판의 쟁점들은 28일 공범인 김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선고에서 대부분 정리될 걸로 보입니다. 재판부는 이날 김씨의 선고를 언급하며 “선고가 나면 저희도 관련 내용을 확인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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