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제주항공의 재무 실험…운용리스 줄이고 자산 늘린다
LCC 외형 확장 등 지출 증가 속 재무개선 과제
금융리스 항공기 비중 늘려 자산가치 늘릴 가능성
금융리스 구조상 장기적 관점서 개선 예상
2026-02-03 06:00:00 2026-02-03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30일 17:4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제주항공(089590)이 LCC(저비용항공사) 경쟁 구도 속에서 확장보다 내실 강화에 승부수를 건다. 업계 전반의 적자 기조가 지속되고 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도 낮아진 가운데 자구적인 재무건전성 개선 방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강화의 핵심은 금융리스 항공기 비중 확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종류를 막론하고 리스 항공기는 사용권자산과 부채로 인식한다. 다만, 금융리스는 매수 가능성이 높다면, 실질적으로 유형자산(회사 소유의 자산)으로 다뤄지기 때문에 긴 내용연한(감가상각)을 적용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자산가치가 부채보다 높아지는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자본 강화 효과를 낼 수 있다. 제주항공은 금융리스 항공기 비중을 빠르게 늘리며 항공기 금융 구조 변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금융리스 기재 도입 확대가 제주항공의 재무건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제주항공)
 
항공기 금융구조 개선통한 내실강화
 
30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해 경영 목표를 내실 강화로 정했다. 구체적인 목표로 원가 경쟁력 강화를 통한 재무건전성 개선이 꼽힌다. LCC업계가 고환율에 지난해 대거 적자를 기록했고, 제주항공 역시 적자를 피할 수 없었다. 환율이 수익을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며, 구조적인 수익성 약화 가능성도 커졌다.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의 비용 구조를 바꿀 필요성도 커진 것이다.
 
구조 개선의 핵심은 금융리스 항공기로의 전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는 항공사 자산가치와 비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항공기 관련 비용을 개선하는 것이 효과적인 재무건전성 강화 방안이다. 이에 운용리스(임대) 항공기 비중을 낮추고, 금융리스(할부구매) 혹은 직접 구매 항공기 비중을 높이는 구조 변경이 거론된다.
 
운용리스는 보증금과 리스료로만 구성돼 있어 초기비용이 낮다는 이점이 있다. 빠른 기단 확장 전략을 펴온 LCC업계에 유용한 운영 방식이다. 다만, 금융리스와 비교했을 때 전체 비용과 향후 자산가치 측면에서는 불리하다. 운용리스는 리스 비용에 리스사에 대한 마진이 붙어있고, 반납 시 원상복구 비용도 들어간다. 반면 금융리스는 할부 구매와 유사하기 때문에 항공기 가격에 할부 이자만 붙는다. 제주항공은 금융리스를 통한 항공기 구매가 비용 측면에서 이익이라도 판단한다.
 
자산가치 유지에도 금융리스가 유리하다. 둘 다 리스부채로 계상된다는 점에서 초기 부채비율 증가 부담은 불가피하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금융리스의 재무강화 효과가 크다. 이는 자산 잔존가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금융리스는 보통 10년가량 상환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동안 부채는 꾸준히 줄어들고, 항공기의 감가상각은 20년에 걸쳐 완만히 이뤄진다. 금융리스 부채는 사라지지만, 항공기의 가치는 장부에 계속 반영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채 감소와 자산 감소의 차이만큼 이익잉여금(자본)을 쌓아 회계균형을 맞춘다. 금융리스가 자본 확충의 역할도 수행하는 것이다. 
 
반면 운용리스는 계약기간이 5년 내외로 짧아 감가상각 속도가 빠르다. 이 자산은 리스 계약기간이 끝나면 잔존가치가 0이 되기 때문에 회사에 남는 자산가치가 없다. 현재 회계기준상 운용리스 항공기는 자산의 일종인 사용권자산으로 계상한다. 지난해 3분기 제주항공의 항공기 사용권자산 규모는 6175억원이다. 아울러 금융리스는 리스기간 만료 후 소유권이 항공사에 귀속되어 매각 등이 가능해진다.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서도 가치가 있다. 
 
이에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무 건전성을 높이려면 금융리스나 직접 구매 항공기 비중을 높이는 것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제주항공을 포함한 국내 LCC는 대부분 항공기를 운용리스 방식으로 운영한다. 1월 말 기준 등록된 제주항공의 전체 항공기 45대 중 34대가 운용리스 방식이다.
 
 
빠르게 늘어나는 금융리스 기재
 
제주항공은 금융리스 항공기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 2018년 체결한 보잉 B737-8 40대 계약분이 공급망 차질로 인도가 지연되다 지난해부터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들어온 6대의 B737-8은 모두 금융리스 방식으로 들어왔다.
 
제주항공은 올해도 신형 항공기 확보에 속도를 낸다. 올해 신형 항공기 7대가 들어올 예정이며, 해당 항공기도 금융리스로 도입될 공산이 크다. 예정대로 올해 신형 항공기 7대가 들어온다면 금융리스 및 직접 구매 항공기 비중은 24%에서 35%로 늘어난다.
 
제주항공은 40대 중반대의 항공기 규모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점진적으로 B737-8 기종으로의 단일화를 추진하는만큼 현재 B737-800 운용리스 항공기 일부는 점진적으로 계약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리스 항공기 비중 증가로 제주항공의 자산가치 감소 속도는 완만해질 것으로 보인다. 운용리스 비중이 높은 항공사는 매년 유형자산 가치에서 감가상각비 차감 비중이 13~15%까지 높아지지만, 금융리스와 자가 보유 항공기 비중이 높으면 감가상각비 비중은 10% 이하로 감소한다. 이는 현금흐름을 방어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아울러 자산가치가 완만히 하락하는 가운데 항공기당 매출이 유지되면 자산효율성도 증가한다.
 
다만, 경영 내실화 완성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운용리스 다수가 장기계약에 묶인 탓이다. 제주항공은 장기리스부채(4574억원)가 유동성 리스부채(1470억원)의 3배에 달한다. 자력으로 현금흐름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도 급선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1000억원을 발행해 유동성을 일부 충당했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지출 확대를 막기 어려웠다.
 
제주항공 측은 <IB토마토>에 “점진적으로 기령을 낮추기 위한 신형 항공기 도입이 예정돼 있으며, 이와 동시에 재무개선 작업도 함께 추진될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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