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출혈경쟁’…8인치 파운드리 시장 전운 고조
수급 불균형에 시황 긍정적이나
중국 저가 공세에 출혈경쟁 전망
“신뢰도 측면에서 국내가 우세”
2026-02-02 15:50:09 2026-02-02 16:36:14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글로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이 선단 공정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올해 성숙 공정인 8인치 파운드리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 협상력이 과거보다 높아졌지만, 생산능력(캐파)를 확장한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인 가격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업체들은 신뢰도와 납기 대응력을 무기로 중국발 출혈경쟁에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대만 신주 과학단지에 있는 TSMC 혁신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화면에 표시된 웨이퍼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은 성숙 공정 수요 증가로 생산능력(캐파)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중국 SMIC의 경우 지난해 설비투자(CAPEX)에 73억3000만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2021년 CAPEX 규모 45억달러에서 지속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이 밖에 화홍반도체, CR마이크로 등도 8인치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관련된 파워IC 등 전력반도체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업체들의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DB하이텍의 경우 올해 1분기 공장 가동률이 90% 초반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는 지난 2024년 1분기 가동률 64%에 비해 월등히 높아진 수치입니다. 업계에서는 올해 글로벌 8인치 파운드리 평균 가동률이 85~90%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제품 수요는 증가했지만,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선단 공정 전환으로 8인치 캐파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면서,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과거에 비해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8인치 웨이퍼 생산량은 약 2.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일부 파운드리 업체들이 고객사에 5~20% 수준의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파악했습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캐파를 확장해온 만큼, 올해 성숙 공정 업체들의 출혈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설명회(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성숙 공정은 중국 중심의 증설 지속으로 경쟁 심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만 신주 과학단지에 있는 TSMC 혁신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화면에 표시된 웨이퍼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첨단 공정에서는 격차가 벌어져 있지만, 레거시 공정에서 중국 업체들이 많이 성장한 부분이 있다”라면서 “특히 자국 시장에서는 엄청난 혜택을 받고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데,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납품하는 업체들에게는 일정 부분 타격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업체들은 시장 신뢰도와 수율, 납기 대응력 등을 토대로 중국과 경쟁한다는 계획입니다. 중국 업체들이 캐파를 늘리고 있지만, 공정이 노후화한 데다 스테퍼·식각 등 핵심 장비의 경우 중고 제품을 사용하는 등 신뢰도 측면에서 한국 업체들이 우세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 업체들은 기술 개발도 서두르고 있습니다. SK키파운드리는 최근 4세대 200볼트(V) 고전압 0.18 마이크론 BCD(바이폴라-CMOS-DMOS) 공정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BCD 공정은 아날로그 신호 제어를 위한 소자(바이폴라), 디지털 신호 제어를 위한 소자(CMOS), 고전력 처리를 위한 소자(DMOS)를 하나의 칩에 구현한 기술입니다.
 
이번 4세대 공정은 기존 3세대 대비 전력 효율성과 고온 내구성을 나타내는 특성온저항(Rsp), 항복전압(BVDSS) 특성을 20% 이상 개선한 것이 특징입니다. SK키파운드리는 연내 양산을 목표로 국내외 주요 고객과 제품 개발에 나서는 중입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레거시 업체들도 가동률이 높아졌지만, 시장 신뢰도 측면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더 우세하다”면서도 “업체들 간 경쟁으로 향후 시황이 어떻게 바뀔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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