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빠진' 개선안 낸 롯데손보…개인투자자 피해 장기화
금융위, 개선안 불승인 후 채권 신용등급 하락
2026-02-12 14:34:27 2026-02-12 15:52:41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롯데손해보험(000400)이 적기시정조치 이후 실효성 없는 경영개선계획을 내놓으면서 신종자본증권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해당 계획에 대해 구체성과 실행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불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투자 피해가 장기화하고 있어서입니다. 이번 사태로 중소형 보험사 채권시장 신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적기시정조치 해제 지연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보 '신종자본증권3(BBB+)'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이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11월6일 2021년 발행한 46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이자 지급을 중단키로 했습니다. 전날 금융위가 롯데손보 자본적정성을 취약하다고 판단하고 적기시정조치 중 경영개선권고를 부과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한 개인 투자자는 "신종자본증권3에 1억원 가까이 투자했는데 이자가 지급되지 않아 실망이 크다"면서 "매도 후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다른 투자자는 "금융감독원과 사모펀드, 롯데손해보험 간 갈등 속에서 채권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롯데손보의 향후 전망을 놓고 개인투자자들의 다양한 관측과 분석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신종자본증권은 후순위사채와 달리 금융사가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경우 이자 지급이 제한됩니다. 보험업감독규정 제7-11조의2에 따르면 보험사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거나 적기시정조치를 받으면 해당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배당이 중단됩니다. 롯데손보 적기시정조치가 해제되기 전까지는 개인투자자들은 이자를 받을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해당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당시 기관투자 참여가 없어 대부분 개인투자자 자금으로 소화했습니다. 롯데손보는 당시 메리츠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수요 부진으로 미매각 물량이 발생했습니다. 대표 주관사였던 메리츠증권이 전량을 인수한 뒤 이를 다시 금융사를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재판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종자본증권은 영구 만기 또는 만기 30년에 연장을 조건으로 발행하며, 발행 5년 후부터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일반적입니다. 시장에서는 콜옵션 행사 가능 시점을 사실상 만기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신종자본증권3 콜옵션 행사 예정 시점은 오는 12월이지만 적기시정조치 상황을 고려하면 콜옵션을 행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롯데손보는 지난달 2일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했지만 금융위는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 근거 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를 불승인했습니다. 경영개선계획이 승인되면 약 1년 동안 적기시정조치 해제를 위한 절차가 진행되는데 이번 불승인으로 해당 과정 자체가 지연되면서 개인투자자 피해도 장기화하는 양상입니다. 업계에서는 실효성 있는 증자 계획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투자자 피해가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손보가 매각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잡음이 계속될수록 회사에 도움이 될 게 없다"면서 "증자 등을 포함한 성실하고 실효성 있는 경영개선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모회사가 사모펀드이고 엑시트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추가 증자 여력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결국 현실적인 해결책은 증자뿐인 만큼 몸값을 낮춰 매각을 추진하든 추가 자금을 투입하든 선택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중소형 보험사 채권 신뢰도 '흔들'
 
롯데손보는 이번 경영개선계획 불승인 여파로 신용등급까지 하락하며 채권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손보 적기시정조치 직후 후순위사채와 신종자본증권 등급을 하향검토로 조정했습니다. 이후 경영개선계획이 불승인되자 한신평은 후순위사채와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을 각각 한 단계씩 하향했습니다.
 
경영개선권고 단계에서 계획이 불승인되면 다음 단계인 경영개선요구로 넘어가게 됩니다. 경영개선요구 단계에서는 점포 폐쇄·통합·신설 제한, 임원진 교체 요구, 보험업 일부 정지, 인력 및 조직 축소, 고위험 자산 보유 제한 및 자산 처분 등 강도 높은 제재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이후에도 재무건전성 개선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최고 단계인 경영개선명령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신평은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신용등급을 내렸습니다.
 
롯데손보의 상황이 악화하면서 채권시장 신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보험사 채권 중 신종자본증권 이자 지급이 중단되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데, 이번 사태로 개인투자자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자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분위기입니다. 시장에서는 이를 계기로 개인투자자들이 보험사 채권 투자에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롯데손보 후순위사채 콜옵션 연기 사태 직후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등 자본건전성이 취약한 보험사들이 발행한 후순위채 유통금리가 상승한 바 있습니다. 통상 투자 수요가 줄어들면 금리는 오르는 경향이 있으며 투자자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만큼 위험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채권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지만 금융기관 신뢰도와 연결될 수 있다"면서 "개인투자자에 대한 피해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롯데손해보험 건물 전경. (사진=뉴시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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