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김성은 기자]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소 취소를 주장하는 민주당 의원 모임(공소 취소 모임)이 23일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습니다. 현역 의원만 무려 105명이 모임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민주당 의원 총 162명 중 64.8%에 해당하는 원내 최대 의원 모임입니다. 다만 당 안팎에선 해당 모임의 성격을 두고 '반청(반정청래) 모임'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 목적 외에도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 대항하기 위한 친명(친이재명)계의 세 결집 움직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 박성준(앞줄 가운데) 상임대표와 김승원(앞줄 왼쪽 첫번째) 공동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모임 출범식 및 결의대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목표는 '공소취소'지만…실상은 '친명계 세력화'
공소 취소 모임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결의대회를 겸한 출범식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가 사법 정의 실현과 헌정 질서 회복을 위한 시대적 과제"라며 "검찰권 남용이 반복되지 않도록 검찰 개혁을 포함한 제도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열고 최종적으로 공소 취소하는 것이지만, 실상은 친명계 모임으로 계파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친명계가 이 모임을 통해 6·3 지방선거 이후 열릴 8월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의 연임 도전에 대한 견제 세력이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공소 취소 모임의 상임대표는 지난해 8월 정 대표와 당권 경쟁을 벌였던 박찬대 전 원내대표의 측근인 박성준 의원이, 간사는 지난달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친청(친정청래)계 이성윤·문정복 최고위원과 대립했던 이건태 의원이 맡았습니다. 여기에 정 대표의 합당 추진 때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립각을 세운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도 이 모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현재 당 지도부 인사는 아니지만, 이 대통령과 가까우면서도 합당을 적극 반대한 박홍근·한준호 의원도 참여했습니다.
이와 함께 친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에서 활동하는 김기표·김문수·이광희 공동 상임대표를 비롯해 김우영·김준혁·윤종군 의원 등도 모임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다만 친명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천준호 의원은 지난 19일 서울 지역 국회의원 공소 취소 촉구 기자회견엔 참여했지만, 모임 명단엔 이름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친명계 세력화를 우려한 탓으로 보입니다.
이번 모임에 정 대표의 비서실장인 한민수 의원과 수석대변인인 박수현 의원, 조직사무부총장인 권향엽 의원이 막판에 참여했지만, 모임 내 당권파 인사는 극소수란 평가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유시민 "미친 짓" 비판에…'친명계 대 당권파' 내전 격화
이런 와중에 합당에 찬성 의사를 나타내면서 정 대표를 간접 지원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공소 취소 모임에 대해선 "이상한 모임"이라고 비판해 논란이 됐습니다. 사실상 친명계를 겨냥한 비판이란 지적입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18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거기 계신 분들은 빨리 나오는 게 바람직하다"며 "많은 사람이 미친 것 같은 짓을 하면 그들이 미쳤거나 제가 미쳤거나인데, 제가 미친 것 같진 않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합당 문제보다 더 중대한 것은 그것을 계기로 끝도 없는 (민주당) 내부 권력투쟁이 불거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유 전 이사장이 이 모임을 두고 "당내 권력투쟁", "이상한 모임", "미친 짓"이라는 등 비난하면서 '친명계 대 당권파' 대립 논란은 더욱 커졌습니다.
공소 취소 모임이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면서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양쪽으로 갈려 내전이 격화되는 양상입니다. 출범식 전 몰려든 지지자들 중 일부는 "정청래를 제명하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당직자들의 만류에도 계속하자 김준혁 의원은 "행사를 해야 되니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또 전날엔 이 대통령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 정청래 대표와 이성윤 최고위원을 강제로 탈퇴시켰습니다. 이 대통령의 국정 기조와 엇박자를 내며 당내 분란을 지속적으로 일으켰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공소 취소 모임 소속 의원들은 친명계 세력화 논란에 일단 선을 그었습니다. 기조발언자로 나선 진성준 의원은 "뜻있는 의원이 함께 모여서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하는 건 마땅한 일"이라고 했고, 김남희 의원은 "각자가 정치적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며 "무슨 정치적 목적이 있겠냐"고 말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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