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가계부채 신규 대출 수요가 정부의 '6·27 대책', '10·15 대책' 등 고강도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특히 대출 시장을 주도하던 30대와 수도권 지역에서 감소 폭이 두드러지면서 가계부채 증가 흐름이 둔화했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안정화 의지에 집값 상승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과열 열기도 한풀 꺾이는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잔액 기준으로는 소폭 증가세가 이어지며 한창 주택 구입기인 30·40대를 중심으로 수도권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쏠림 현상은 여전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작년 4분기 차주당 주담대 신규 취급액 1421만원 '뚝 ↓'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차주당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은 평균 2억1286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1421만원 감소했습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3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습니다.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지난해 2분기 479만원 줄었다가 3분기에는 1712만원 늘었는데, 다시 감소세로 전환한 것입니다.
한은은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가 직접적인 배경이라고 짚었습니다. 민숙홍 한은 가계부채미시통계팀장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등으로 전 분기 대비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과 차주 수가 줄어든 가운데 평균 신규 취급액이 많은 30대, 수도권, 은행, 주담대 관련 가계대출이 감소하면서 대출자 평균 취급액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연령대별로 보면 모든 연령층에서 주담대 신규 취급액이 줄었습니다. 특히 30대는 전 분기보다 3259만원 줄어든 2억5533만원으로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이어 40대가 1316만원(2억3311만원), 20대 993만원(2억1014만원), 60대 이상 721만원(1억3855만원), 50대는 377만원(1억8175만원) 감소하면서 뒤를 이었습니다. 부동산 대책의 규제 대상에 포함된 전세대출 신규 취급액 역시 30대와 40대 대출자당 각각 1억4767만원, 1억7397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1461만원, 1776만원 줄었습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호남권에서 감소한 반면, 나머지 지역은 증가했습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차주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3714만원 줄어든 2억4208만원으로 감소 폭이 가장 컸고, 호남권도 132만원 감소한 1억5407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동남권은 2577만원 증가한 2억164만원, 강원·제주권은 2188만원 늘어난 2억1022만원, 충청권은 259만원 증가한 1억7305만원으로 각각 나타났습니다.
정부 대출 규제에 '영끌' 제동…"대출 감소세 지속 미지수"
전반적인 대출 신규 취급액 감소세에 대해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민 팀장은 "정부의 대책 효과로 주택 신규 구입 수요 계층의 차주당 평균 신규 취급액이 감소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30·40대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은행, 주담대 등 섹터별로도 차주당 평균 금액이 감소한 모습을 보이므로 규제 효과가 각 섹터에 반영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신규 유입 차단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잔액은 소폭 늘었습니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차주당 가계대출 잔액은 9739만원, 주담대 잔액은 1억5827만원을 기록했는데, 전 분기 대비 각각 65만원, 201만원 증가했습니다. 가계대출과 주담대 평균 잔액은 분기마다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아울러 가계부채 증가세가 한풀 꺾여도 30·40대를 중심으로 수도권 지역의 주담대 대출 쏠림 현상도 여전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대출 감소세가 올해도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민 팀장은 "올해 1분기의 경우 새 학기 이사 수요가 있을 수 있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5월9일인데 이 영향도 있어서 수도권 주택 거래가 소폭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24일 서울 시내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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