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은 '강경 노선'의 나열로 요약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을 '자화자찬'으로 시작해 이란에 대한 압박과 '이민자 청산' 및 '부정선거' 부각으로 뒤덮었습니다.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 결집에 사활을 건 모양새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연방의회 하원 본회의장에서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벙커 버스터' 작전 '상기'…최대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에 나섰습니다. 관세에 대한 '자화자찬'으로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어느새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는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특히 이란을 향해 군사력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도 내놨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이란)과 협상하고 있다"며 "그들은 합의를 타결하기를 원하지만 우리는 아직 '우리는 절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비밀 단어를 듣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나는 이 문제를 외교로 해결하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이 하나는 분명하다. 난 결코 세계의 최대 테러 후원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 어느 국가도 미국의 결의를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이 해외 미군 기지를 위협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했으며, 미국 본토에 도달 가능한 미사일까지 개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는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이 필요한 이유를 나열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군이 감행한 벙커 버스터 작전인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을 상기시키며 "이란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언급했는데요. 이란에 대한 거센 압박을 내놓은 겁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비핵화 요구를 위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협상 불발에 대비해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과 전투기 등 병력을 대거 배치하며 압박하고 있어, 공습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미친 민주당"…노골적 비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메시지는 내부로도 향했습니다. 미국 민주당이 제기하고 있는 '생활비 부담' 비판에는 거친 언어를 내뱉었습니다. 그는 "민주당은 자신들의 정책이 물가 폭등을 야기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누군가 적어준 '어포더빌리티(생활비 부담)'라는 단어를 갑자기 쓰고 있다"며 "이는 더럽고 썩은 거짓말"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을 겨냥해 "이 사람들은 미쳤다"고 비난하며 의원들의 개별 주식 소유와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들어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조롱하는 등 도발을 이어갔습니다. 여기에 높은 의료비 책임도 민주당에 돌렸습니다.
'불법 이민' 단속에 대한 홍보에도 나섰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체류자에 의한 강력 범죄 피해자 가족들을 거론하며 "미국 정부의 첫 번째 의무는 불법 체류자가 아닌 미국 시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때 해당 원칙에 동의하면 기립해 달라고 요구했고, 공화당 의원들이 호응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자리에 앉아 침묵했습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은 "일어서지 않다니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난의 화살을 겨눴습니다.
그는 지난 2021년 의사당 난입 사태를 촉발한 '부정선거'까지 거론하면 발언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그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불법 이민자들이 민주당을 위해 투표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민주당이 불법 이민을 조장해 유권자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선거에 속임수가 만연해 있다"며 투표 시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과 시민권 증명을 의무화하는 일명 '세이브 아메리카법'의 통과를 촉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국정연설이 거칠어진 건 11월 중간선거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간선거에서 다수당 지위를 민주당에 내줄 경우 임기 후반부 국정 동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요. 결국 '강경 메시지'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노골적 표현으로 풀이됩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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