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뇌질환 발병 원인 (2)
호기심과 AI가 만든 난치성 질환 이야기⑩
2026-02-26 12:00:00 2026-02-26 14:16:02
조원동 현대ADM바이오 공동대표 겸 회장(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퇴행성 뇌질환의 병리화를 얘기하기 전에, 뇌에서 가장 중요한 신경세포(뉴런)가 왜 에너지를 많이 쓰는지를 좀 더 알아볼게요.
 
뉴런의 에너지 사용처
 
대부분의 뉴런은 우리 몸의 다른 세포와는 달리 증식하지 않습니다. 대신 평생을 유지하고 보수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뉴런은 전기·화학적 신호를 생성·전달하며, 그 결과가 회로에 축적되도록 하는 일을 핵심적으로 수행합니다. 신호전달에 회로가 필요하겠지요? 뉴런에서 회로의 기능은 ‘시냅스’가 담당한다고 해요. 이러한 시스템 유지를 위해 뉴런은 단백질을 끊임없이 생산합니다. 아미노산을 이용한 단백질 합성 과정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겠지요?
 
뉴런의 또 다른 에너지 사용처는 자체 청소 시스템을 가동하는 데 사용한다고 합니다. 신호물질, 시냅스 등을 만들기 위해 단백질 합성을 하다 보면, 더러 불량품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단백질 접힘 오류나 변형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량품이 뉴런에 계속 머물면 뉴런 기능을 훼손하기 때문에 뉴런은 자체 청소 시스템을 가동하여 이러한 불량품을 정리합니다. 고장 난 회로(시냅스)도 정리하고요.
 
그런데 뉴런에 에너지 조달이 부족해지면 본연의 기능인 전기신호, 시놉스 유지에 에너지를 먼저 쓰기 위해 청소 기능에 신경을 덜 쓰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불량품으로 전락한 단백질이 뉴런에 많이 쌓이게 되겠지요. 이 중에서 나중까지도 청소 되기 어렵게 단백질 구조가 바뀐 상태를 ‘아밀로이드’라고 합니다. 일부 단백질이 아밀로이드 구조로 응집되어 쌓이게 되면 퇴행성 뇌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이고요.
 
이제 일반적인 병리화 진행 단계를 에너지대사 관점에서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1단계: 복귀 가능한 대사 과정의 스트레스
 
노화, 유전적 취약성, 반복 염증 등의 이유로 뉴런이 부담을 받을 때, 뉴런도 자체 복구 활동을 시작합니다. 당연히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겠지요? 뉴런은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받기 위해 아스트로사이트의 해당 과정 발전 시스템 기동을 요청합니다. 아스트로사이트가 그 부산물로 젖산을 공급하면, 뉴런은 이를 통해 필요한 에너지를 보충받습니다. (기억하시지요? 젖산은 포도당보다 산화적 인산화(OxPhos) 발전에 고급 연료입니다.) 이 단계에서 마이크로글리아는 감시 기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며, 필요한 에너지는 정상적인 산화적 인산화 발전을 통해 얻어 사용합니다.
 
2단계: 에너지 대사 선택의 왜곡(질환의 시작점)
 
초기 스트레스 상황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이제는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뉴런의 산화적 인산화 발전 시스템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의 손상도 커집니다. 아스트로사이트는 뉴런에 더 손쉽게 발전을 해줄 수 있도록 아예 해당 과정 발전의 상시 운행을 선택합니다. 젖산을 뉴런에 전달하는 것이지만, 이를 연료로 사용할 뉴런의 미토콘드리아 공장이 손상을 입었으니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생산할 수가 없지요. 뉴런은 우선 자체 청소 기능을 줄입니다. 마이크로글리아에게도 청소의 부담이 커지게 되면서, 필요한 에너지를 점차 해당 과정을 통해 생산하려는 경향이 커지게 됩니다. 이때부터 아직 청소되지 않은 뉴런의 불량 단백질은 아밀로이드 상태로 전환되어 뉴런에 거의 항구적으로 남게 되고, 이때부터 퇴행성 뇌질환의 초기 증세가 나타나게 됩니다.
 
3단계: 병리의 고착화 시작
 
뇌는 다른 장기에 비해 에너지 여유(SRC: spare respiratory capacity)가 적은 장기라고 합니다. 뇌가 정지된 상태에서도 신체의 다른 장기가 작동하는 ‘식물인간’ 상태를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우실 것입니다. 2단계가 지속하면 병 진행 단계는 문턱을 넘게 됩니다. 즉, 아직 버틸 수는 있으나 회복은 못 하는 상태입니다. 뉴런 세포 내에 정상적 에너지 대사의 핵심인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어, 아스트로사이트가 공급해 준 젖산도 제대로 발전 연료로 사용 못 하게 됩니다. 대사 불균형과 함께 염증을 증폭시킵니다. 마이크로글리아도 이제는 아예 해당 과정으로의 고착화를 선택합니다. 여기서 생산된 에너지로 신호 회로인 시냅스를 과잉 공격하기까지 합니다. 여기에서부터 퇴행성 질환은 완전히 퇴행으로 굳어집니다.
 
4단계: 에너지-면역-구조의 연쇄 붕괴
 
에너지대사의 문제는 이제 뇌의 면역과 구조를 붕괴시키는 단계에 이릅니다. 뇌에는 신호물질, 시냅스, 뉴런 세포 파편 등에서 나오는 미분해 단백질이 쌓이게 됩니다. 마이크로글리아 입장에서는 당연히 청소 대상이 엄청나게 늘어난 셈이지요. 자신의 해당 과정 발전을 완전 가동하여 과활성화된 상태가 고착됩니다. 그리고는 청소대상은 그나마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신경회로까지 공격하게 됩니다. 뉴런은 점차 더 사멸하고 신경회로도 단절되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어떤 약도 되돌릴 수 없고 치료는 단지 질병의 진행 속도를 지연시키는 정도에 그칠 뿐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조원동 현대ADM바이오 공동대표 겸 회장/ chow4241@hanmail.net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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