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헤게모니 갈등에…6차 무역협상 '안갯속'
미·중 6차 협상 앞두고 '15% 부과'
협상 전 전략적 행보?…"안개 속"
강경 기조 속 협상 지렛대 '수싸움 복잡'
G2, 관세 너머 금융·통화 우려도
"기술·안보·통화 등 패권 본질 해소 어려워"
2026-02-26 17:49:36 2026-02-26 17:50:22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10% 관세)'에서 한층 더 나간 15% 이상 고관세의 압박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세계 경제가 다시 미국·중국(G2) 헤게모니 경쟁의 안개 속에 빨려가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중국은 "대응 조치를 조정할 것"이라면서도 다가올 제6차 미·중 경제무역 협상에서 솔직한 협의를 진행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는 등 '강경 기조 속 협상 병행'이라는 복합한 수싸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간 선거를 의식한 트럼프의 강경 기조와 중국도 패권을 양보할 수 없는 만큼, 기술·금융·안보가 얽힌 헤게모니 경쟁의 갈등 근원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5일(현지시간) "새롭게 부과한 10% 글로벌 관세를 '일부 국가'에 15% 적용,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중 투트랙 전략에도안보 패권 긴장감
 
주목할 점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25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 발언입니다. '일부 국가'에 대해 무역법 122조 상한선인 15% 부과와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시사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제122조를 '시간벌기용' 긴급 처방으로 활용한 뒤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겠다는 선전포고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정부는 대응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협상의 끈을 놓지 않는 투트랙 전략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중국 상무부가 미국의 새로운 관세 발효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대응 조치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지난해 유예했던 '희토류 수출 통제' 등 전략 자산의 무기화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뿐만 아닌 최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갈륨·게르마늄 등 핵심 광물 카드도 다시 꺼내 들 수 있습니다. 앞서 중국은 이중용도 품목 통제를 2단계로 격상하는 등 자원 패권화 움직임을 노골화한 바 있습니다.
 
반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양국 관계가 전략적 안정 단계에 도달했다"며 수위를 조절했지만 중국의 공급망 독점 타파와 3자 핵 군축 협상 압박 등 경제 협상 이면의 안보 패권 긴장감은 여전합니다.
 
 
지난해 10월30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협상 지렛대 관리…마찰은 피할 듯
 
다만, 오는 3월31일부터 열릴 제6차 미·중 협상 테이블 전까지는 불필요한 마찰은 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발언들도 협상 전 분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읽힙니다.
 
작년 10월 부산에서 맺은 무역전쟁 휴전을 연장하거나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등 실리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신중론을 예견하는 관측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조선, 물류 분야 등에 대한 301조 조사는 수면 아래에서 계속 끌고 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예컨대 해운·물류·조선 분야는 지난 2024년 4월 전미철강노동조합(USW) 등 5개 노조의 청원으로 조사가 시작되면서 중국산 선박의 미국 항만 입항 시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관련 장비에 관세를 매기는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현재는 부산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1년간 집행이 유예(2025년 11월~2026년 11월)한 상태입니다.
 
2024년 12월 중국의 반도체 산업 지배 전략에 대한 301조 조사가 개시된 반도체 분야의 경우 추가 관세 부과를 공식화한 바 있습니다. 
 
관료 출신의 한 경제학자는 "관세 위법 판결에 따라 150일의 시한인 무역법 122조 가동은 임시조치로 플랜B의 보완재"라며 "무역법 301조는 25%에서 최대 100%까지 부과가 가능해 고율 관세 장벽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플랜B"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6차 협상은 단번에 극적인 빅딜을 도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양국은 서로의 '레드라인'을 확인하는 선에서 탐색전을 벌일 것"이라며 "장기화의 국지적 갈등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26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 정박 중인 선박에서 수출입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통화·금융 패권화…투자 지연 등 성장 둔화"
 
또 하나의 우려는 미·중 간 관세를 넘어 달러 패권과 위안화 전략이 맞부딪히는 통화·금융 전선으로 확장된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 결제망 접근 차단을 통해 '보이지 않는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중국은 위안화 결제 비중 확대를 통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있습니다.
 
미국 중심의 달러 블록과 중국 중심의 위안화 블록으로 분절될 경우 기업들이 생산기지 이원화와 결제 통화 다변화에 내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비용 상승과 교역 위축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즉, 통화·금융 전선의 긴장은 글로벌 공급망에도 직격탄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기업들은 생산기지 이원화와 결제 통화 다변화에 나설 수밖에 없고 투자 지연 등 성장 둔화를 야기합니다.
 
고율 관세와 금융 불확실성이 맞물리면 기업들은 재고를 늘리고 리스크를 분산하는 보수적 전략을 택하게 됩니다. 이는 곧 글로벌 물가와 금리 환경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결국 G2의 줄다리기 장기화는 세계 경제를 다시 긴장 국면으로 밀어 넣는 구조적 리스크로 작동할 공산이 높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협상 국면에서 수위 조절이 이뤄질 수 있지만 기술·안보·통화가 얽힌 패권 경쟁의 본질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한국은행 북경사무소 측은 "미국 무역정책의 구조적 불확실성 지속, 트럼프 대통령 방중 이후 대중 관세 조치 강화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중국 기업들의 중장기 투자 및 전략 수립 여건은 제약적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관세 조정만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유의미하게 낮아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연준의 정책금리 경로 역시 크게 달라지기 어려운 가운데 위안화 강세 흐름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덧붙였습니다.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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