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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의결권 자문사들이 상반된 의견을 권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자문사 권고는 기업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 중 무엇에 더 우선순위를 두는지에 따라 다르다. 최 회장 선임에 찬성 권고를 낸 쪽은 기업가치 제고에, 반대 권고는 지배구조 개선에 무게를 둔다. 현재까지 최 회장 선임에 찬성하는 권고가 수적으로 우세해 자문사들은 기업가치 제고에 무게를 두는 경향을 보였다는 평가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사진=고려아연)
회장 선임 안건 두고 자문사 엇갈린 권고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오는 24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된다. 오는 정기주총에서 본 안건이 가결되면, 최 회장은 2028년 3월까지 2년간 사내이사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최 회장 선임 안건은 고려아연 주총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핵심 당사자인 만큼, 최 회장 선임 여부가 향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국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본 사안의 중요성이 큰 만큼 의결권 자문사들도 최 회장 선임 안건에 찬반 의견을 권고했다. 의결권 자문사들은 주주들이 의결권 행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공개적으로 최 회장 선임 안건에 찬성을 권고한 자문사는 5곳(서스틴 베스트·한국ESG연구소·한국의결권자문·한국ESG평가원·글래스루이스)이다. 찬성 권고 자문사는 최 회장 선임을 통해 경영 안정성이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 조건이라는 근거를 제시했다.
반면 반대 의견을 제시한 곳은 KCGS(한국ESG기준원)과 ISS 2곳이다. 반대 권고를 낸 자문사는 고려아연이 최 회장 경영권 방어에 과도한 자원을 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려아연 지배구조를 궁극적으로 개선하려면 현 경영진과 회사를 분리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시각으로 보인다.
이러한 자문사의 권고 사항이 고려아연 주총 결과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문사 권고사항의 영향력은 높아지는 추세다. 개인 주주보다 지분율이 높은 기관투자자들이 자문사 권고사항을 의사결정 가이드라인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진다. 스튜어드십 코드(주주권 행사를 통한 기업가치 증대 지침) 도입에 따라 이러한 추세는 강화되고 있다.
높아진 전략적 가치에 찬성 우세
최 회장 선임 안건은 기업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관점 차이를 반영한다. 본 안건이 단순 사내이사 선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문사들은 고려아연 실적 개선과 전략적 가치 확대를 근거로 삼는다. 서스틴 베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현 상황에서 경영진 교체보다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장기 기업가치 측면에서 합리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최 회장이 고려아연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적임자라고 본 셈이다.
최 회장의 이사회 임기 동안 고려아연은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 중이다. 지난해 고려아연은 연결기준 16조 5879억원, 영업이익 1조 2319억원을 기록해 직전연도 실적을 경신했다.
전략적 판단도 유효했다. 고려아연은 아연 외에도 구리 등 핵심 광물 생산량 증대에 집중했다. 온산 제련소 내 구리 생산량 증설 투자도 완료됐다. 지난해 국제 구리 가격은 사상 최고가를 찍으며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지난해 고려아연 구리 매출은 4652억원으로 2024년(3894억원) 대비 19.5% 늘었다.
아울러 희토류 공급망에서 전략적 역할 확대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10조원이 투입되는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는 한-미 경제 안보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안티모니, 게르마늄 등 핵심 희토류 생산으로 미국의 희토류 공급망 강화에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비재무적 가치 역시 향후 기업가치에 반영될 수 있다. 한국상업경영학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재무적 가치도 현금흐름 등 정량적 기업가치 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반대 권고 자문사는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리스크를 지적한다. 이들은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최 회장의 이해관계가 고려아연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구조라고 본다. 이에 최 회장이 경영권 분쟁의 이해당사자인만큼, 전체 주주의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한편 고려아연은 이사회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환원 확대를 진행 중이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월 집중투표제 도입을 시작으로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직 수행, 전원 사외이사로 이사회 위원회 위원 구성, 이사회 멤버 다양화 등을 조치했다.
아울러 임의적립금 9177억원을 미처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이 상정된다. 임의적립금 전환을 통해 일부 재원을 배당 등 주주환원에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고려아연의 임의적립금은 5조2524억원에 달한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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