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경동나비엔이 사업 다각화를 목적으로 인수한 SK매직 가전사업부문의 첫 연간 실적이 인수 당시 추정치를 밑돌았습니다. 수익성이 예측치의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인수 당시 산정한 자산 가치와 실제 성과 간의 괴리가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장부상 계상된 103억원 규모의 영업권에 대한 향후 손상차손 발생 가능성 등 재무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이 지난 2024년 9월, 425억5000만원을 투입해 영업 양수한 SK매직의 가전사업부문(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이 초기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외부평가기관(한영회계법인)이 산정한 해당 사업부의 2025년 매출 예측치는 971억원이었으나 실제 실적은 609억원에 그쳐 37.34%의 괴리율을 보였습니다. 특히 수익성 지표인 매출총이익은 예측치(260억원) 대비 48.19%나 미달한 135억3000만원을 기록하며 반토막 났습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경기침체로 인한 물량 감소"를 원인으로 꼽았으나, 우려 지점은 102억9000만원으로 설정된 영업권입니다. 영업권은 인수 대상의 미래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높게 평가해 장부가보다 더 지불한 프리미엄입니다. 통상 실적이 추정치의 절반 수준으로 급락할 경우 회계적 보수주의에 따라 자산 가치를 깎는 손상차손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러나 경동나비엔은 2025년 말 결산에서 영업권 손상을 인식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향후 가전사업부문의 실적 회복 가능성을 전제로 한 결정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향후 누적된 손실이 일시에 반영되면서 재무제표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제기됩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2년 전 인수 시점에 외부 평가 기관이 내놓은 전망치보다 건설 경기 회복이 지연돼 예상치와 차이가 났다”며 “나비엔 매직 출시 후 매출은 성공적으로 키워가고 있고, 미래 현금 흐름을 예상했을 때 영업권 손상은 불필요하다고 봤고 외부 평가 기관도 동일한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별도 기준 수익성도 부진합니다. 2025년 별도 기준 매출은 1조2600억원으로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1317억원)이 감소하고 당기순이익(822억원)은 외화거래손실 등이 더해지며 전년(1357억) 대비 약 40% 급감했습니다.
일부 원인은 급증한 비용 구조에 있습니다. 특히 광고선전비가 전년 대비 34% 증가한 40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인수한 가전 부문과 새로 편입한 코맥스 등 신규 라인업 마케팅에 본업인 보일러 부문의 이익이 투입되는 형국입니다.
이러한 수익성 하락 속에 단행된 생산 기지의 소유권 이전은 시장의 관심을 지배구조 변화로 돌리게 만듭니다. 경동나비엔은 생산능력의 95.03%를 책임지는 평택 서탄공장의 부동산(토지·건물) 전체를 비상장 자회사 경동폴리움에 현물출자(1197억원 규모)했습니다. 이로써 경동나비엔은 향후 경동폴리움에 건물 사용에 따른 임차료를 지불하는 ‘사용자’로 전환될 관측입니다.
현재 지주사인 경동원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경동나비엔이 2025년 93억9000만원의 배당을 실시하며 최대주주 경동원(56.72%)향 자금 흐름을 확대했습니다. 모회사의 자회사 보유 지분율이 50%를 초과할 경우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률이 100% 적용돼 세금 부담 없이 자금이 이동하게 됩니다. 여기에 경동폴리움은 경동원과의 직접적인 제품 매출 비중은 낮은 반면, 용역 및 수수료 성격의 기타 매출이 비교적 높은 비중을 차지해 왔습니다. 서탄공장 자산 이전으로 향후 경동폴리움의 외형이 커지면, 지주사인 경동원으로 유입되는 내부거래 규모 역시 늘어날지 주목됩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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