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04월 15일 18:1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업권이 지속 가능한 생존 해법 찾기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경기 회복 지연과 지역·규모별 격차를 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디지털 전환과 업권 내 양극화, 수도권 쏠림 현상이 맞물리면서 업권 전반과 개별 저축은행들은 저마다 다른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IB토마토>는 저축은행업권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와 경쟁력 제고 방안, 지방 저축은행의 현실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저축은행 업권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이 나오고 있으나, 영업 권역과 규모에서 오는 차이를 좁히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 양극화 갈수록 심해져
1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업권의 당기순이익은 4173억원이다. 전년 4232억원 적자에서 연간 흑자로 돌아섰다. 유가증권 운용수익 증가와 대손충당금 전입규모가 감소한 덕분이다.
다만 유가증권 등으로 인한 실적 회복은 대형사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체 순익의 68%를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이 책임지고 있다. 각 저축은행의 지난해 순익은 1131억원, 1688억원을 기록해 두 저축은행 순익만 2819억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저축은행은 현재 총 79개다. 이 중 대형사는 모두 다섯곳으로,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상위 5개 저축은행을 칭한다. 현재 총자산 기준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이 해당된다.
총자산 규모만 해도 차가 크다.
지난해 저축은행업권 전체 자산은 118조원이다. 이 중 5대 저축은행 총자산 합이 43조8989억원으로, 36%를 넘긴다. 나머지 74개사 총자산이 70%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5대 저축은행이라고 하지만, 1위나 2위 저축은행과 5위 저축은행의 자산 차도 크다. 지난해 SBI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3조1316억원인데 비해 애큐온저축은행의 총자산은 5조178억원에 불과해 두 배 넘는 차이를 보인다.
특히 복수영업구역 저축은행과 단일영업구역 저축은행의 자산규모 증가율도 다르다. 지난 10년간 복수영업구역 저축은행의 자산 증가율이 337%였으나, 단일 영업 구역 저축은행은 146.3%에 불과하다.
지역별 편차도 벌어진다. 저축은행업권은 총 6개 권역으로 나눠 영업할 수 있다. 저축은행은 영업구역 내에서 예금과 대출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여신 운용도 일정 비율 이상을 해당 권역에 배정해야한다. 예금은 전국에서 수신이 가능하지만, 여신의 경우 본점 소재 영업구역 내에서 일정비율 이상을 배정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서민 금융인 만큼 저축은행은 정해진 권역 내에서 영업을 수행해야 하는데, 5대 저축은행 중 네 곳이 서울 영업권에 해당한다. 한국투자저축은행만 경기권으로, 업권 1위인 SBI저축을 비롯해 OK. 웰컴, 애큐온은 서울 영업권에 속한다. 대형 저축은행은 모두 서울과 경기권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영업환경 어려움과 함께 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금리 인상기를 거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나 담보대출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부실이 발생했음에도 조정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해 영업력 정상화도 지연되고 있다. 신용평가 모델 구축도 대형사에 비해 부실하다.
저축은행의 경우 은행에 비해 운용할 수 있는 상품 가짓수가 적다. 여신 상품이 주력인 수익 포트폴리오에서 기업과 개인 여신의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인데, 판매 채널 차이와 접근성도 영향을 미치면서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실적을 가르고 있다.
금융당국, 자산 규모 따라 개선방안 제시
자산규모가 1조원이 채 되지 않는 지역기반 소형사도 48개사나 된다. 절반이 넘는 규모다. 금융당국은 수도권 소재 대형 저축은행과 중소형사의 영업력이나, 자본 차이 탓에 이전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영업권역 규제를 완화할 수는 없으나, 다른 방안을 고안해 오는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을 자산 규모 기준을 세워 3개 티어로 구분해 규제할 예정이다. 각 저축은행의 정체성을 세 분류로 나눠 양성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지방에 있는 중견기업을 지역 의무여신으로 만들어주기도 했다. 영업구역 내 의부여신비율을 산정할 때 중견기업이 포함된다. 이제까지 영업구역 내 개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 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의무가 있었다. 수도권은 50%, 지방은 40%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영업대상에 중견기업도 포함됐다. 의무여신 비율에 중견기업이 포함되면서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에 대한 우량 여신을 취급할 수 있게 됐다. 포트폴리오 위험은 낮추고 수익성은 개선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셈이다. 중소형사의 여신 취급 장애물로 꼽히던 신용평가 시스템도 저축은행중앙회를 중점으로 지난 3월부터 고도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업권의 정상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민금융 특성상 경기 회복이 우선돼야 하는 데다, 지방 인구 소멸 등으로 영업 대상 자체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 경우 기업 수에 한계가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근본적으로 중소형사가 부동산PF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다. 특히 비대면 환경과 핀테크 기업 증대 등 기술력과 제도 변화 등으로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것도 과제다.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절반 이상의 저축은행이 지방에 있어 지역 경제 영향을 받고 있다"라면서 "금융당국이 최근 중견기업을 지역 의무 여신으로 포함시키는 등 다양한 방안을 내어주고 있으나 시스템적인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