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전쟁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난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올렸다. 전시 민간인 살해는 유대인 학살과 같다는 표현을 했다. 이스라엘이 유대인 국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대통령의 발언은 대단히 수위가 높은 비난이다. 그러나 지극히 당연한 비유이자 적확한 지적이다. 한편 놀랍기도 했다. 상당 부분 미국에 종속적이거나 우호적이어야 할 수 밖에 없는 지위의 우리나라 대통령이 직접 이러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고도 훌륭한 용기라고 평가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위 입장 표명이 당연한 이유는 우리 헌법이 ‘국제 평화의 유지’와 ‘침략전쟁 부인’을 담고 있기 때문이고, 적확한 지적인 이유는 그가 밝힌 바와 같이 ‘국제인도법’과 ‘인간존엄성’의 가치는 인류 최상위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무수한 학살의 역사를 겪어왔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종식 이후 신식 무기의 충격적 위력과 인류 파멸적 결과에 교훈을 얻어 ‘제노사이드’, 즉 민간인 집단학살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국제형사범죄로 규정지어 전 세계가 동의했다. 실제로 거의 일어나지 않거나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방향으로 역사가 확고히 흘러가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아우슈비츠의 악몽으로 영원히 잊힐 수 없는 잔혹한 학살 피해자 이스라엘이 자국의 이기적·물질적 목적을 위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다시 제노사이드를 개시했다. 초강대국 미국은 이에 동조하거나 이를 이용하여 마찬가지로 이기적·물질적 목적을 위해 제노사이드를 거들고 있다. 아니 주도하고 있다.
아우슈비츠 생존자인 프리모 레비는 『이것이 인간인가』라는 책으로 파시즘의 공포를 알렸다. 그가 지금 유대인들, 기독교 정치 지배자(‘지도자’가 아니다)들에게 묻는다. 이것이 인간인가. 과연 종교란 무엇인가, 국가공동체란 무엇인가, 이런 실존적 공황 상태에 세계인들이 빠져버렸다. 민간인 학살의 모습이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다. 어린이들도 이를 시청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민간인 집단 살인, 이란 국민에 대한 무차별적 폭격 살인, 휴전 합의를 하루 만에 무시하고 지난주 이스라엘이 레바논 민간인 거주지역을 정확히 겨냥하여 벌인 폭격에 의한 수백 명 살인과 수천 명 부상 사건(그리고 미국의 즉각적 옹호). 이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국제범죄이다. 신이 존재하고 지옥이 존재한다면 이번 전쟁의 가해자들은 지옥에 가장 먼저 초대될 대상들이다.
지난 4월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전쟁 중단"이라고 쓴 손바닥을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2천년 전 예수는 팔레스타인 땅에서 탄압받는 민중의 편에 섰다. 폭압자들에게 사랑과 평화를 설파하며 누구보다 선두에 서서 저항했다. 4월5일은 부활절이었다. 예수가 부활했다고 믿는 세계인들은 그의 신념과 뜻이 부활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런 뜻으로 해마다 부활절을 기린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를 가장 내세우는 나라인 이스라엘과 미국의 정치지배자들은 예수의 이번 부활절에 전쟁과 살인을 부활시켰다. 예수가 오늘 이 땅에 내려온다면 저들에게 ‘독사의 자식들’, 아니 사탄의 자식들이라 소리칠 것이다.
이스라엘과 미국 정부는 악마의 불장난을 하고 있다. 종전 협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하나 트럼프의 거짓말은 연일 반복되기에 불안은 아직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인해 세계 경제도 벼랑 끝에 있다. 세계 모든 나라가 전쟁 가해국을 고립시켜야 한다. 우리나라 정부는 명분과 실익 모두의 측면에서 당연히 단 하나의 기조를 종전 때까지 지켜나가야 한다. 바로 반전의 기조다. 흔들림 없기를 기대한다.
류하경 변호사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