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파견 재확인한 포스코…직고용 ‘가시밭길’
하청노조, 정규직과 차별 구조 반발
정규직 노조도 ‘형평성’ 불만 목소리
“동일 노동자 인정 바탕 간극 좁혀야”
2026-04-17 15:26:31 2026-04-17 15:26:31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대법원이 포스코 사내 하청 노동자에 대해 불법파견에 따른 직접 고용 의무를 인정하면서, 회사 측이 추진하고 있는 7000명 규모의 직고용 전환 방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임금 격차 등 처우를 두고 노사 간 입장 차가 큰 데다, 역차별 우려 등 노노 갈등 불씨도 살아 있어 향후 제도가 안착하기까지 가시밭길이 예상됩니다.
 
대법원이 포스코가 사내 하청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1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비롯한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선고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전날 대법원이 사내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불법파견을 인정하면서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자, 승소한 노동자뿐만 아니라 직접 연관된 업무를 맡고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직고용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8일 발표한 협력업체 직원 약 7000명의 직고용 계획에 대한 실행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입니다. 포스코는 조업 지원 협력사 직고용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해 안전 체계를 혁신하고, 상생의 노사 모델을 바탕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포스코가 발표한 7000명의 직고용 전환 등 하청 노동자에 대한 인력 구조 개편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입니다. 포스코는 이들 하청 노동자들을 조업시너지(S) 직군이라는 별도 직군을 신설해 수용한다는 구상입니다.
 
하지만 임금 및 처우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며 상생의 노사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포스코의 계획에는 험로가 예상됩니다. 신설되는 S직군에 대해 하청노조가 임금과 처우 등 기존 정규직과 차별 구조로 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특히 앞서 2022년 불법파견 판결 직후 별정직으로 신설된 O직군이 정규직 대비 임금 수준이 낮았던 만큼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 포항지회는 “2022년에 이어 불법파견이 또다시 확인됐지만, 포스코는 또다시 새로운 직군을 만들어 노동자들을 갈라놓고 차별을 제도화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측은 직무 차이에 따른 임금 격차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S직군이 현장에서 조업을 지원하고 있는 업무를 맡고 있어, 기존 E(생산기술직군), P(경영엔지니어직군), R(연구원) 등 다른 직군과 업무의 역할과 책임이 다르기에 동일한 수준으로 급여를 책정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사법 판단에 따른 직고용 확대는 불가피한 흐름인 만큼 회사 측도 이에 맞춰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하청노조 측이 수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사전 협의와 보완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규직 노조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형평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포스코 입장에선 암초입니다. 정규직 노조는 직고용 추진 과정에서 나오고 있는 여러 문제점에 대한 불만을 사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인사와 임금 체계의 공정성 확보 등을 요구하며 직고용에 따른 역차별을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지금 기존 직원들 중에서 공정성이 깨졌다’,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례와 같이 성취감을 앗아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하청 노조들도 똑같은 정규직 전환 대우를 기대했지만 차별이 있다고 생각하는 등 괴리감이 많은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포스코가 직고용 방침을 통한 상생의 노사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신설 직군과 관련한 차별 문제 해소, 기존 정규직과의 형평성 문제 등 당면한 과제를 먼저 풀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은 별도 직군을 둬서 임금 체계를 다르게 하는 것은 법원 판결의 취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면서 명확하게 직접 고용된 동일한 노동자임을 인정하는 바탕에서 간극을 좁혀 나가는 방식으로 노사 관계를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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