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뚫은 '반도체'…1분기 GDP '66개월'만에 최고치
1분기 1.7% '깜짝 성장'…한은 전망치 두 배 육박
반도체 끌고 소비 뒷받침…부진한 투자도 증가 전환
중동 여파 미반영…"본격적인 영향 4월부터 반영"
2026-04-23 17:02:22 2026-04-23 17:49:2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올해 1분기 우리 경제가 중동 전쟁 악재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1.7% 성장했습니다.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깜짝' 성장으로, 5년6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이 같은 성장률은 한국은행이 지난 2월에 예상한 전망치(0.9%)보다도 약 두 배 높은 수준입니다. 슈퍼사이클을 맞은 반도체 등 수출 호조세 속, 민간소비 등 내수가 뒷받침하면서 한 분기 만에 역성장에서 탈출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2분기부터 중동 전쟁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치(2.0%)를 밑돌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 5.1% '껑충'…1분기 만에 '역성장' 탈출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1.7%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성장률로, 지난 2월 한은이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전망치의 두 배에 육박합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 늘었습니다. 앞서 우리 경제는 지난해 1분기 마이너스(-0.2%)로 돌아선 후 2분기 0.7%, 3분기 1.3% 반등했다가 4분기 다시 역성장(-0.2%)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1분기 '깜짝 성장'의 주요 공신은 반도체였습니다. 실제 1분기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5.1%나 증가하며 2020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 선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만 봐도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55%, 405%나 급증했습니다. 수입도 기계 및 장치, 자동차 등이 늘어 3.0% 증가했습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반도체 경기 호황은 예상했으나 이 정도일 줄은 알기 어려웠다"며 "중동 전쟁 이후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2분기부턴 정부 정책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그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깎아 먹었던 설비투자(전 분기 대비 4.8%)와 건설투자(2.8%)도 증가로 전환하면서 성장에 힘을 보탰습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를 중심으로, 건설투자도 반도체 공장 증설 등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민간소비 역시 의류 등 재화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0.5%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뒷받침했습니다. 다만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0.1%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2분기부터 '중동 전쟁' 영향 본격 반영…연간 2% 달성 '미지수' 
 
문제는 2분기부터입니다. 이번 1분기 성장률에는 중동 전쟁 여파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향후 관건은 반도체 수출 호조라는 상방 요인이 전쟁 충격을 얼마나 상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 국장은 "3월 하순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선박들이 국내에 들어왔고, 단순하게 보면 1분기 90일 가운데 10일 정도가 (에너지 공급 차질) 영향을 받았다"며 "본격적인 영향은 4월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때문에 오는 4월 한은이 발표할 경제전망에서 2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에 따라 올해 우리나라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2%를 밑돌 것이라는 관측이 함께 나옵니다. 유병희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2분기에는 기저효과와 중동 전쟁 영향 본격화 등이 중첩돼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연간 성장 전망은 전쟁 전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국장도 "중동 전쟁으로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이 커진 건 사실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전망만 봐도 (성장률 전망) 방향성이 다 다르다"며 "중동 전쟁 발발 이후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나타나고 있고, 민간소비도 4월 소비자 심리가 악화했지만 지난주까지 신용카드 모니터링 등 통해 보면 아직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는 점도 변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2분기부터 나타날 정부 정책 효과 역시 어느 정도로 작용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은)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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