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수연기자] 힘겨웠던 한 해였다.
올해 초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 등 합병을 완료한
LG유플러스(032640)는 ‘탈통신’을 내걸고 차별화된 행보에 나섰지만, 정작 본업인 이동통신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스마트폰 때문이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6월 이전까지 이렇다 할 스마트폰을 내놓지 못했다. 삼성전자 '오즈옴니아'와 LG전자 '레일라' 정도가 고작이었다. 이후 옵티머스Q, 갤럭시U 등을 출시하면서 현재까지 총 8종의 스마트폰을 내놨다.
그러나 경쟁사에 비하면 여전히 역부족이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갤럭시S’와 ‘아이폰’이라는 히트작을 내놓으면 올해 10~20여종의 스마트폰을 쏟아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SK텔레콤과 KT의 ‘양강’ 대결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LG유플러스는 소외될 수 밖에 없었다.
LG유플러스는 내년에는 차세대 네트워크인 LTE 조기 상용화 및 초고속 와이파이 망 확대를 통해 네트워크 열세를 만회하고, 스마트폰 시장에 재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 스마트폰 라인업 열세로 고전
결과는 생각보다 더 뼈아팠다.
12월 현재 스마트폰 누적가입자는 SK텔레콤 390만명, KT 265만명, LG유플러스 54만명 순으로, LG유플러스는 전체 스마트폰 가입자 중에 불과 7.6%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동통신 시장은 수년동안 통신 3사가 사이 좋게 차례로 5 대 3 대 2로 나눠가졌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그 비율이 깨졌다.
근본적으로 네트워크망 차이 때문이다.
SK텔레콤이나 KT가 ‘글로벌 방식’인 WCDMA 기반의 3G 서비스를 해온 반면 LG유플러스는 리비전A 방식의 3G 서비스를 해왔다. 이 때문에 LG유플러스는 그 동안 해외 제조사로부터 단말을 수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경쟁사인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가 올해 각각 22종, 19종의 스마트폰을 쏟아내는 동안 LG유플러스는 6월이나 돼서야 옵티머스Q 등 그럴듯한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현재까지 불과 8종의 단말을 내놓는 데 그쳤다.
게다가 스마트폰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일반폰에 마케팅비를 쏟아 붇다 보니 비용은 치솟았고, 실적은 악화됐다.
스마트폰 가입자 경쟁이 심화됐던 지난 3분기에는 마케팅비로만 4400억원을 집행하면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6.8%나 급감했다.
경쟁사들이 마케팅비에도 불구하고 고액가입자의 유입으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증가한 반면, LG유플러스의 ARPU는 우량 가입자의 이탈로 지난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6.8% 줄었다.
결과적으로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에서 LG유플러스의 점유율도 하락했다.
올해 초 이동전화 가입자 점유율은 SK텔레콤 50.7%, KT 31.3%, LG유플러스 18.0%였다.
그러나 11월말 기준으로 SK텔레콤이 50.6%, KT 31.6%, LG유플러스 17.8%로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은 0.2%포인트 떨어졌다.
최남곤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실제 0.1%의 가입자를 끌어오기 위해 치열하게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0.2%포인트 점유율이 떨어진 LG유플러스의 경우는 올해 굉장히 고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LTE 조기 구축으로 스마트폰 재도전
LG유플러스는 일단 최악의 시기는 넘겼다는 분위기다. 이달 들어 LG전자의 스마트폰 '옵티머스 마하'와 팬택 '베가X' 등을 내놓으면서 어느 정도 숨통이 트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올해 통신시장이 서비스 경쟁이 아닌 단말에 좌우되다 보니 신규 가입자 및 우량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게 사실”이라며 “내년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라인업이 보강됨에 따라 경쟁력 회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단말의 60~70%를 스마트폰으로 출시해 스마트폰 누적가입자 250만명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특히 내년에는 지금까지의 네트워크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작업을 서두를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4G인 롱텀에볼루션(LTE)을 본격 구축하고, 2012년 7월 LTE 전국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LTE는 현재 3세대 서비스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최대 6배 정도 빠른 차세대 이동통신망으로 주목 받고 있다.
또 LET 도입 이전 무선데이터 트래픽 폭증에 대비하기 위해 100Mbps 속도의 와이파이 전국망 ‘유플러스존’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2012년까지 250만개의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AP)와 8만개의 와이파이존을 연계해 마치 하나의 무선 네트워크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LG유플러스가 4세대망 조기 구축을 추진하는 등 스마트폰의 여건이 올해보다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LG유플러스가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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