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2015년 대법원이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을 무효로 본 지 10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이 판결은 오히려 변호사 착수금을 끌어올려 의뢰인의 경제적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애초 대법원은 '사법제도 신뢰 회복'과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 강화'라는 명분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되레 전관뿐 아니라 청년 변호사 사건까지 착수금만 올라갔고, 결과와 상관없이 의뢰인이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1월 서울중앙지법이 항소심에서 형사 성공보수의 효력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주목됩니다. 지난달 29일 <뉴스토마토>와 만난 양윤섭 서울지방변호사회 사무부총장은 "(형사) 성공보수 유효성은 변호사만의 이익이 아니라 의뢰인과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제도"라며 "형사 성공보수가 무효가 되면서 변호사들은 착수금을 높게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고, 그만큼 의뢰인이 미리 내야 하는 돈은 커졌다"고 했습니다.
서울변회 사무부총장이자 직역수호센터장을 맡은 양 부총장은 지난 3월 대한변호사협회 국공선변호사회장으로도 취임했습니다. 4월엔 변협 우수변호사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진행됐습니다.
양윤섭 서울지방변호사회 사무부총장이 지난달 29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지방변호사회 제공)
다음은 양윤섭 서울변회 사무부총장과 일문일답.
1월 서울중앙지법 판결 이후 형사 성공보수 정상화 흐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 항소심에서 형사 성공보수를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이 나와 상고까지 올라왔습니다. 서울변회와 대한변호사협회 태스크포스(TF)가 1심에서 의견서를 제출했던 사건이어서 비중 있게 보고 있습니다. 최근 주심 대법관이 지정돼 심리 검토에 들어갔고, 서울변회는 회원 청원서를 모집해 대법원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이 사건 외에 다른 변호사들의 성공보수 청구 소송, 의뢰인들의 부당이득 반환 소송에도 의견서를 내고 있고, 최근 1심에서도 형사 성공보수 유효성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습니다.
성공보수 무효화 이후 오히려 전관 변호사 등의 착수금만 높아지면서 의뢰인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현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아무래도 전관 변호사들(이라) 착수금이 높아지는 것도 있고요. 의뢰인으로선 정말 무죄를 받고 싶은 사건이 있다면, 재판 경험이 적은 청년 변호사에게 맡기기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엔 적은 착수금과 많은 성공보수, 즉 착수금을 적게 해서 사건을 맡겼다가 결과가 잘 나오면 성공보수를 지급하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성공보수가 무효니까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그냥 착수금 적게 하고 성공보수 드릴게요"라고 해도 변호사가 믿지 못하는 겁니다. 결국 변호사로선 처음부터 높게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변호사 입장에서도 성공보수가 사라지니까 사건이 장기화됐을 때 계속 열정적으로 변호할 동기가 없어집니다. 보완 장치가 없는 겁니다. 무조건 3000만원이 나가야 하는 사건이라면 착수금 500만원, 성공보수 2500만원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착수금 1000만~2000만원을 미리 줘야 하는 구조가 됐습니다. 무죄가 안 나왔을 때의 리스크는 전적으로 의뢰인이 지게 되는 겁니다.
서울변회가 올해 가장 중점 두고 추진 중인 실무 과제는 무엇입니까.
2025년 미래전략센터라는 대관 조직을 구축해 ACP(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유지권) 도입을 추진해 왔고, 올해 상반기 변호사법이 개정됐습니다. 시행은 1년 뒤지만 대법원도 판례로 ACP를 인정하고 있어 사실상 도입된 걸로 보고 있습니다. 법조계 수십 년 숙원사업이었습니다. 그 외 올해 주력 사업은 형사 성공보수 정상화입니다.
조순열 서울변회장과 김정욱 대한변협회장 당선 이후 공동 대관 조직을 구축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변리사 공동소송 대리권, 법무사 소액 소송 대리권 등 유사 직역의 직역 침탈 시도를 단호히 막고 있습니다.
국선 전담 변호사 보수 인상안이 2026년 대법원 소관 예산에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회원 변호사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도 있을 텐데요.
(국선 변호사 기본 수임료가) 45만원에서 55만원까지 올라온 뒤 그 이상 증액이 안 되고 있고, 그마저도 수개월째 지급이 지체되고 있습니다. 국선 변호가 변호사들의 공익적 측면을 기대하는 것이긴 하지만, 노동력·시간·업무량 대비 열악한 보수여서 증액돼야 한다는 건 확실히 필요합니다.
회원 변호사들이 국선·사선을 구분하지 않고 변호사로서 업무를 정당하게 수행하고 있음에도 의뢰인들이 변호사들에게 폭언이나 폭행을 하는 일도 있고, 얼마 전엔 국선 피고인이 흉기로 변호인을 찌른 사건까지 있었습니다.
지난 3월 대한변호사협회 국공선변호사회 회장으로 취임하고서 국선 변호인의 처우 개선과 변호권 침해 사안 대응을 위해 여러 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기재부·법사위·법원행정처 등에 증액을 지속 요청하는 등 다각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사무부총장으로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말씀해 주시죠.
회원 1만여명이 모인 단체 채팅방 관리자로서 회원들의 고충과 문의에 신속히 답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변호사회가 회원들의 업무와 복지에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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