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경제부·산업부] 60년만에 돌아온 '백호랑이의 해' 2010년에는 우리 경제에큰 파장을 일으킨 굵직한 이슈들이 많이 터져나왔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로 인한 안보리스크 급상승, 배추값 급등과 구제역 파동,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한-EU·한-미 FTA 타결 등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여러 사건과 이벤트들이 한국 경제의 불안을 증폭시키기도 하고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올 한 해 한국경제를 달궜던 10대 경제·산업 뉴스를 되돌아본다.
◇ 천안함·연평도 사태로 안보리스크 급상승
한동안 누그러졌던 한반도 안보리스크가 천안함 사태와 북한의 연평도 군사도발로 재점화하면서 우리 경제의 주요 걸림돌로 부상했다.
지난 3월26일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우리 해군 초계함 천안함(1200t급)이 북한 연어급 잠수정의 어뢰로 추정되는 공격에 침몰했다. 이 사건으로 천안함 승조원 104명 가운데 46명이 전사했으며, 남북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북한은 또 지난 11월23일 연평도를 향해 170여발의 포격을 감행했다. 이 가운데 80여발이 연평도에 떨어져 연평도가 불타올랐고, 해병대 2명과 민간이 2명 등 4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1000명이 넘는 피란민을 양산했다.
두 번의 사건으로 한반도 정세가 급랭하면서 안보리스크 부각에 따른 국방예산도 대폭 늘었다.
◇ 서울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지난 11월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제 5차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됐다. 특히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의 첨예한 대립속에 환율문제가 핵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각국의 치열한 논쟁이 펼쳐졌다.
이번 회의는 G20이 지향해온 세계경제의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한층 의미있는 성과를 도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는 G20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뤄냄으로써 세계 경제의 주요국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환율 갈등 해법으로 제시된 예시적 가이드라인과 상호평가 프로세스 등 구체적이고 구속력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는 것 등 많은 숙제를 남겼다.
◇ 자유무역시대 '성큼'..한-미·한-EU FTA 타결
자유무역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우리나라의 경제영토가 확대되고 있다.
이달 3일 미국에서 열린 한미 통상장관회의에서 한미 FTA 재협상이 타결됐다. 지난 2007년 6월30일 협정문에 서명한 뒤 반발에 부딪쳐 표류해온지 3년5개월여 만이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는 대신 미국산 돼지고기와 의약품 분야 등에서 성과를 냈다.
연평도 사태가 벌어진 직후 협상이 진행돼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었던 정부는 일방적으로 퍼준 것이 아닌 '윈윈'이라 평가했지만 야당 등 반발의 목소리가 높아 국회 비준은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이어 앞선 지난 10월6일 한·EU FTA가 정식서명돼 내년 7월 잠정발효를 앞두고 있다.
◇ 배추파동에 생활물가 급등..기준금리 2.5%로 인상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채소값이 급등, 장바구니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특히 배추값이 폭등하면서 배추를 사기 위해 수백미터씩 줄을 서야하는 배추파동이 벌어졌다.
100% 넘게 뛰어오른 채소값에 소비자물가가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목표치를 웃돌면서 한국은행은 두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배추파동은 성장에 밀렸던 물가를 경제정책의 전면으로 끌어올렸다.
◇ 사상최악 '구제역' 전국 확산..피해액 4500억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전국으로 번지면서 국내 축산업이 사상초유의 위기로 내몰렸다.
구제역이 경기와 강원도까지 급격히 확산되자 지난 2000년 이후 10년만에 정부가 마지막 수단인 예방접종에 나섰지만 충청도까지 확산되면서 전국화 양상을 띠고 있다.
이미 구역제역으로 살처분된 가축수가 44만여마리에 달해, 피해금액도 45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피해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있다.
◇ IT 급속한 진화..스마트폰·태블릿PC·3DTV·스마트TV 시대 도래
'스마트'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스마트TV 등 신개념의 전자제품들이 시장을 선도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 아이폰에 맞서 삼성전자 갤럭시S가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을 벌였고 태블릿 분야에서도 애플 아이패드와 삼성 갤럭시탭이 팽팽한 접전에 돌입했다.
TV시장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각종 어플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TV가 등장해 향후 본격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영화 '아바타'의 세계적인 성공을 등에 업고 등장한 3D TV는 아직 콘텐츠 부족과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내년에는 한층 소비자들에게 가깝게 다가설 전망이다.
◇ 이건희 회장 경영일선 복귀
이건희 회장이 지난 3월 전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재계의 중심인물로 다시 섰다.
이 회장은 경영복귀의 변으로 특유의 '위기론'을 설파했고, 기회가 될때 마다 '젊은 조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삼성은 연말 인사를 통해 이재용 부사장과 이부진 전무를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한편 젊은 임원들을 대거 승진시켰다.
재계 대표인 삼성의 이같은 움직임은 다른 그룹사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 한국자동차 세계시장서 약진
2010년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업계가 미국과 일본, 유럽의 쟁쟁한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대약진한 해로 기록됐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급상승, 안전성·소비자 만족도 최고등급을 받으며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고 유럽 등 전통시장과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도 한국산 자동차의 존재감을 확실히 부각시켰다.
현대차(005380)는 또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도 가속화해 지난해 체코에 이어 러시아와 중국, 브라질 등에서 공격적인 신규공장 건설 및 증설에 나섰다.
수출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올해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275만대로 예상되고 있으며, 주요 자동차 시장의 경기회복세에 따라 이같은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종편, 보도채널 선정..방송 무한경쟁시대
올 연말 지상파방송에 버금가는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등이 대거 출현하면서 방송시장이 무한경쟁 체제로 돌입하게 됐다.
정부는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이어 종편·보도채널 선정 일정도 강행했고, 오는 30일 오후 신규 사업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종편에는 이른바 '조·중·동' 등 보수언론들과 매경·한경 등 경제매체, 케이블방송 사업자인 태광 등 6개 사업자가 신청을 했고, 보도채널에는 연합뉴스와 CBS 등 5개 매체가 신청서를 냈다.
그동안 진입장벽 때문에 과점체제를 유지했던 방송 시장은 새로운 거대 사업자의 출현으로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특혜 논란 속에서도 신규사업자의 시장 안착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간접광고, 의료광고 등 제한을 풀기로 결정하고, 낮은 번호 채널 배정 등의 다른 혜택들도 검토하고 있다.
◇ '슈퍼스타K' 열풍..케이블 방송 위상강화
엠넷미디어의 ‘슈퍼스타K 2'는 시청률 1%만 넘겨도 대박이라던 케이블TV에서 18%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케이블TV의 역사를 새로 썼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까지 케이블TV 업계는 재방송을 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는 흑자를 보고 자체제작을 주로 하는 PP는 경영난을 겪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엠넷미디어는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타이틀 스폰서’를 도입하는 등 자체제작을 하는 PP들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슈퍼스타K'가 좋은 선례를 남겨, 다른 PP들 역시 좋은 콘텐츠만 있다면 제작비를 지원받기에 훨씬 수월한 환경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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