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국민주권정부 출범 1년 만에 K-해양수산 지형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필두로 한 ‘해양수도권’ 육성이 본격화된 데다, 수산물 수출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부처 간 정책 공조와 산하기관 이전을 둘러싼 행정적 조율까지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대전환의 기틀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석을 다진 것과 달리 잔여 과제들도 산적해 있습니다.
지난해 12월9일 해양수산부가 세종정부청사에서 부산 동구 IM빌딩(본관)·협성타워(별관) 임시청사로 단계적 이전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큰 성과 '본부 이전'…산하기관은 '쟁점'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해양수산부가 20일 국무회의를 통해 성과 보고한 내용을 보면 큰 틀에서 해양수도권 육성 본격화와 수산업 혁신 가속화, 글로벌 해양 리더십 공고화 등이 꼽힙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해수부 본부의 부산 이전입니다. 부산 이전 5개월째 접어든 해수부는 본부 직원 859명이 둥지를 옮겼으며 ‘북극항로추진본부’를 신설, 범부처 지휘본부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효과는 즉각 지역 경제 지표로 나타났습니다. 해수부 이전 이후 부산 지역 전체 사업장의 매출은 평균 3.7% 증가했으며, 2026년 1월 기준 부산지역 신설 법인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급증했습니다.
국립해양대, 국립부경대 등 지역 내 해양수산 계열 학교의 입시 경쟁률도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운 대기업들의 부산행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에이치라인해운과 SK해운이 부산 이전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국내 최대 선사인 HMM도 지난 8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 변경을 가결하고 이달 중 부산 이전 등기를 완료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859명의 본부 인력 안착에 이어 두 번째 축인 ‘산하 공공기관 이전’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입니다. 현재 부산 이전을 저울질 중인 6개 산하기관의 총인력은 약 800명으로 이미 내려간 본부 공무원 수와 맞먹는 규모입니다.
최근 황종우 해수부 장관이 ‘지방정부 지원책 미흡’과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사실 왜곡’ 반박이 맞부딪치며 ‘네 탓 공방’으로 그려졌습니다. 하지만 쟁점인 부산시의 기존 771억 지원책은 이미 이전한 본부 대상 예산으로 산하기관을 위한 구체적 지원안은 양측 모두 협의 중인 단계입니다.
여기에 지난 2월 ‘해사국제상사법원’ 부산 설립을 위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등 오는 2028년 3월 개원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부산이 행정·사법·기업·금융을 모두 갖춘 명실상부한 해양수도권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금융 기반을 다질 ‘동남권투자공사’ 신설에 대한 진척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해양수산부는 2025년 12월 신속하게 부산 이전을 완료하고 북극항로 추진본부를 출범시켰다. (사진=뉴스토마토)
수산물 수출 성과, 물가는 경계
부산 이전에 따라 타 부처들과의 유기적 협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홍수기 대비 ‘하천·하구 쓰레기 집중 정화기간’ 정책을 보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효과를 낸 정책 공조로 평가됩니다. 양 부처는 예년 5일 안팎에 불과했던 정화 기간을 한 달로 대폭 늘리고 수생태계 정화에 투입하는 예산도 총 603억원에 달합니다. 지난해 5일간 7810명이 참여해 총 802톤의 쓰레기를 수거했던 만큼, 올해 기간이 늘어나 더욱 압도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산 분야와 관련해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가 눈에 띕니다. 지난해 대한민국 수산식품 수출액이 전년보다 9.7% 증가한 33억3000만달러(한화 약 4조5000억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바 있습니다.
특히 ‘K-푸드’의 선두 주자인 김 수출액은 11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7% 급성장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지난 1908년 대한제국 시절 도입한 ‘투입규제(어구·어법 제한)’ 중심의 수산업 관리체계도 100여 년 만에 ‘산출량(잡는 양) 관리’ 중심으로 전면 개편합니다. 지난 7일 ‘지속가능한 연근해어업 발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존 1500여 건의 규제 중 절반을 폐지·조정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올해 1월 인천·경기 해역의 야간 조업 제한을 완화해 900여 척의 어선이 연간 3100톤의 수산물을 추가 어획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또 역대 최장기간(85일) 지속된 2025년 고수온 정국에서는 선제적 조기 출하와 재해보험 가입 독려를 통해 양식장 피해액을 전년(1430억 원) 대비 87% 감소한 177억원 수준으로 지켜냈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수산물 가격변동은 경계할 부분입니다. 어류 포획량 감소, 수요 증가, 해상운임 상승 등의 영향에 따라 지난 4월 냉동 수산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수부는 물고기 마르는 ‘어한기’ 등 고려해 정부 비축 수산물 최대 8000톤을 시장에 방출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편성된 비축 예산 1000억원을 활용한 조치로 어한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의 공급량입니다. 시중 가격도 최대 30~4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게 지원합니다.
지난 5월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코리아씨푸드쇼에서 수산물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K-해양 리더십 완성 '해양금융'
국제무대의 성과로는 오는 2028년 개최될 ‘제4차 UN 해양총회’ 공동 개최국(한국·칠레) 최종 확정이 꼽힙니다. 아울러 UN 산하 전문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에서 해운 강국들이 모이는 ‘A그룹 이사국’에 13회 연속 선출된 것도 쾌거입니다. 대한민국은 2001년부터 최상위 이사국 지위를 유지하며 향후 탈탄소·디지털·자율운항선박 등 글로벌 해사 기준 제정에서 주도권을 쥐게 됩니다.
단, 2028년 개최국인 대한민국은 선진국, 개도국의 가교 역할을 맡아 이 회의의 위상을 반전시켜야 하는 책무를 안고 있습니다. 특히 해양 생태계 보전·공해 거버넌스·해양오염 대응·심해 채굴 규제 등 글로벌 해양 의제에 대한 구체적 이행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만큼, 실질적 실행력은 핵심 사안이 될 전망입니다. 또 실질적으로 재정을 움직일 수 있는 국제적 해양금융에 대한 설계는 K-해양의 리더십 완성에 주춧돌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외국어선 불법조업과 관련해서는 벌금 한도를 기존 최대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대폭 상향하면서 해양 주권에 한 발짝 올라선 것으로 분석됩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부산 이전, HMM을 비롯한 해운기업 이전, 수산식품 수출액 역대 최고치 기록 등 국민주권정부 1년은 해양수산 대전환의 한해였다”며 “국민의 시각, 국민의 만족, 국가의 미래에 초점을 맞춘 정책으로 대한민국 대도약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해양수산부가 20일 국무회의를 통해 성과 보고한 내용을 보면 큰 틀에서 해양수도권 육성 본격화와 수산업 혁신 가속화, 글로벌 해양 리더십 공고화 등이 꼽힌다. (사진=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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