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 측은 유 후보에게 제기된 가상자산 재산신고 회피 의혹과 관련해 투자금액의 출처가 "후보 형님의 부동산 매각 자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유 후보의 배우자는 "내가 가진 거 다 넣었다"라면서 투자금액이 본인의 것이라고 인정하는 녹취록이 확인됐습니다.
21일 <뉴스토마토>는 2024년 7월1일 유 후보 배우자 최씨와 유 후보 일가의 가상자산을 관리하는 데 관여한 A씨의 통화 녹취록을 입수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최씨는 A씨와 가상자산 처분 시기를 논의하던 중 "우리가 현금을 내가 가지고 있는 거 지금 갖고 있는 걸 다 집어넣었기 때문에 지금 돈이 좀 안 돌고 나도 지금 돈이 거의 없다시피 하니까"라고 말했습니다. 가상자산에 투자한 돈은 최씨가 보유한 현금이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부부가 지난 3월4일 오후 인천 연수구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당시 유정복 인천시장의 'I-MAGAZINE' 출판기념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당 가상자산 투자금액이 최씨의 돈이었다는 정황은 같은 녹취록에서 또 발견됩니다.
당시 최씨는 "그나마 이제 거기서(경기도 시흥시 소재 상가에서) 월세를 받으니까, (그런데) 그거(월세)는 이자를 이제 내야 하는 건데 거의 뭐 여윳돈이 없다 보니까"라고 했습니다. 최씨 본인이 가진 현금을 다 넣어서 여윳돈이 없다 보니 그나마 상가에서 월세 받는 걸로 버티고 있는데, 그마저도 대출 이자를 납부하면 수중에 돈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시흥 상가는 유 후보와 최씨가 2019년 11월26일 부부 공동명의로 매입한 자산입니다. A씨에 따르면, 유 후보 부부는 가상자산 7000개를 매입한 건 2021년 중순입니다.
이에 대해 유 후보 측은 20일 해명자료를 내고 "이번 사안은 유 후보가 공직에 취임하기 전 사인 시절 가족이 가상자산 전문가를 자칭한 A에게 기망당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사건"이라며 "문제 삼은 가상자산은 유 후보 배우자의 개인 자산이 아니라 유 후보 형님의 부동산 매각 대금"이라고 했습니다. 유 후보나 배우자의 자산이 아니었기 때문에 재산신고 대상도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본지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유 후보 부부는 2021년 7~8월쯤 약 4억9000만원으로 가상자산 약 7000개를 매입했습니다. 2021년 8월23일자 채굴운영 계약서도 최씨 본인 명의로 체결됐습니다. 이 계약서엔 정산을 원화가 아닌 가상자산 개수 기준으로 지급한다는 조항이 포함됐습니다. 약정한 코인 개수만 받아 가는 구조입니다. 유 후보 측이 해명에서 언급한 A씨의 기망행위로 인한 막대한 피해(가치 하락)은 이 계약상 정산 변수와 무관합니다.
유 후보 측이 보유한 가상자산 2만1000여개는 2021년 4월1일 한때 개당 236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2024년 말 약 개당 4달러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하락했습니다. 이에 대해 A씨는 <뉴스토마토>와 만나 "약 4억9000만원 매수 후 한때 자산 가치가 10억원대 이상까지 올랐다. (유 후보 측은) 그때만 하더라도 나를 잘 대해주다가 코인 시세가 하락하자 갑자기 나를 비판하고 사기꾼으로 몰기 시작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유 후보 측은 또 "A씨의 지시로 매수된 가상자산은 이후 가격이 크게 폭락해 극심한 손실이 발생했다"라며 "후보자의 배우자는 이를 형님에게 반환·정산해야 할 회수 대상 피해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A씨는 "형님 투자를 돕고자 했다는 건 거짓말이다. 수익금을 자기가 갖겠다고 했던 만큼 개인 투자 목적이 컸다"며 "다만 투자 사실이 드러날 경우 투자금의 성격을 '유 후보 형님 자산이라고 말하자'라고 했던 제안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유 후보 측이 "빚처럼 형님이 맡긴 돈으로 산 가상자산이고, 폭락해서 손해 봤고, 어쨌든 형님에게 정산해 돌려줘야 할 돈이라 부부 본인 자산이 아니다"고 한 부분에 대해선 "계약서엔 코인 개수로만 정산하기로 했고 가치가 떨어지는 건 양해한다는 내용이 분명히 있다. 반환할 때 오히려 코인 개수를 더 늘려주기까지 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유 후보 측에 새로 제기된 의혹에 관한 입장과 반론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유 후보 측은 20일 나온 입장문으로 갈음하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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