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안산 새댁' 홍순영 기본소득당 후보는 오늘도 자전거로 동네를 누빕니다. 지난해 결혼해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본오3동에 신혼집을 마련한 그는 예비후보로 등록한 지난 2월부터 상가, 경로당, 문화센터를 다니며 얼굴과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조직이 갖춰진 기성 정당 후보들처럼 모든 행사를 다니지는 못하지만, '주민들이 이름과 얼굴을 아는 시의원이 되자'는 마음으로 매일 한 발 더 뛰고 있는 겁니다. 홍 후보는 "이곳에서 30년 넘게 살면서 장사하신 분이 '그동안 시의원이 누군지 이름도, 얼굴도 몰랐다'고 하시더라"며 "지역을 살뜰히 챙기면서 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시의원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다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선거운동 중인 홍순영 기본소득당 후보. (사진=홍순영 후보)
홍 후보의 선거운동은 소박하지만, 그가 추구하는 기본소득은 인공지능(AI) 시대 우리 사회의 핵심 어젠다 가운데 하나입니다. 해외에선 기본소득을 20년 이상 논의했고, 우리나라도 2022년 대선을 기점으로 정치권 주류 담론으로 진입했습니다. 실제로 경기도는 2019년부터 지역의 만 24세 청년들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으며, 경기도 연천군과 인천 강화군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농어촌 기본소득'을 도입했습니다.
홍 후보가 출마한 경기 안산시 '가'선거구(사동·사이동·해양동·본오3동)는 1990년~2000년대 지어진 아파트가 밀집한 곳으로, 중장년 인구 비중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이 지역에선 기본소득과 청년정책의 필요성을 얼마나 잘 설득하느냐가 당락의 관건입니다.
홍 후보는 "우리 지역 중장년층은 대부분 이곳에서 반월·시화산단에서 일하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성인으로 키워낸 분들"이라며 "자녀들 역시 지역에 정착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본소득과 청년정책에 동의해 주신다"고 말했습니다.
지역 유권자와 함께 사진을 찍는 홍순영 기본소득당 후보. (사진=홍순영 후보)
홍 후보는 안산이야말로 기본소득의 실험 무대로써 최적지라고 강조합니다. 노동자의 도시인 만큼 노동조합 활동이 활발했고, '죽음의 호수'로 불렸던 시화호 수질 개선을 위해 시민들이 직접 나서면서 주민자치 역량이 성장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전국 평균 구성률이 46%에 불과한 주민자치회가 안산에는 25개 행정동에 모두 있습니다. 또 지역 주민들이 관계를 맺고 서로를 돌볼 수 있는 체계를 만든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시민 주도 에너지 전환의 성공 사례인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등은 전국에서도 모범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홍 후보는 "안산은 주민자치의 뿌리가 튼튼하다는 막강한 사회적 자본이 있다"며 "기본소득당 정치인으로서 노동자 도시에서 기본소득의 미래를 제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햇빛 요정'의 또 다른 꿈은 '에너지 기본소득'
홍 후보에겐 '안산 새댁' 말고도 '햇빛 요정'이라는 부캐(부캐릭터)가 또 있습니다. 안산의 햇빛과 바람을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여기서 생긴 이윤을 시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구상을 담은 부캐입니다.
선거운동 중인 홍순영 기본소득당 후보. (사진=홍순영 후보)
그는 "안산은 시화호의 넓은 수면과 대부도의 바람, 전국 제일의 햇빛발전협동조합이 있다. 기후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곳"이라며 "안산을 수도권의 대표 재생에너지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햇빛발전협동조합은 공공건물 옥상과 공영주차장 등에서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해 판매하고, 설치 공사 등으로 수익을 내 조합원들에게 연간 6%를 배당하고 있습니다. 시화호엔 해수면에 태양광 패널 설치를 추진하고 있고, 안산시도 한국전력과 함께 대부도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홍 후보는 이런 모델을 안산시 전체로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그는 "시화호 수상태양광, 대부도 풍력발전에서 나오는 수익을 안산 시민들에게 배당하는 게 에너지 기본소득"이라며 "안산이 재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가장 치열한 안산 '가'…"안산서 정치 이을 것"
홍 후보가 출마한 안산시 '가'선거구는 안산에서 가장 치열한 선거구입니다. 기초의원 3명을 뽑는 자리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명씩, 개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이 1명씩 모두 7명이 출마한 겁니다. 민주당·국민의힘 '가' 번을 받아 당선권인 걸 고려하면,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5명이 경쟁해야 합니다. 특히 8회 지방선거에서 8723표를 받은 3위 후보가 당선된 점을 고려하면, 9000표 이상을 득표해야 당선 안정권에 들 수 있습니다.
홍 후보는 "후보가 7명이나 된다는 사실에 나도 놀랐다. 안산 유일한 3인 선거구이다 보니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후보들이 많이 도전한 것 같다"며 "1만표 득표를 목표로 잡았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내 진심과 실력을 믿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지방선거에서도 비례대표와 중대선거구제를 늘려야 한다"며 "다양한 목소리가 지방의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중인 홍순영 기본소득당 후보. (사진=뉴스토마토)
홍 후보는 대학에서 사회학·정치학을 전공했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인 2015년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집회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만난 걸 계기로 기본소득당 창당까지 참여하면서 사회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이후 용혜인 의원이 국회에 입성하자 홍 후보도 정책비서관을 맡게 됐습니다. 윤석열정부에선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인사청문회,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등 굵직한 현안도 다뤘습니다.
홍 후보는 "국회 정책비서관을 하면서 시민의 눈물이 어떻게 법안이 되고, 분노가 어떻게 제도로 바뀌는지를 온몸으로 배웠다"며 "그 치열한 경험이 내가 안일한 행정에 맞서고 시민의 편에서 싸울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제2의 고향 안산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습니다. 홍 후보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며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지닌, 그렇기에 생명과 안전의 도시로 거듭나고자 하는 안산에서 계속 정치를 이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낙선하더라도 괜찮다. 재생에너지 전환과 기본소득 조례를 주민발의로 만들려면 6000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꾸준히 활동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홍순영 기본소득당 경기 안산시의원 후보 약력
△1996년생 △성공회대 사회학부 졸업 △전 이재명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기본소득위원장 △현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지역특별보좌관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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