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의료법 족쇄' 풀렸지만…보건범죄·의료광고·공중위생법 '리스크' 여전
대법원 "문신 시술, 무면허 의료행위 아니야"
상고심 당사자 박준형씨, 대법원 판결 '환영'
숙제 여전…박씨, 의료광고·보건범죄로 재판
"문신=의료행위 판단 전제 법위반 무죄 기대"
2026-05-25 10:57:29 2026-05-25 10:57:29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나오면서, 유사한 혐의로 재판 중인 다른 하급심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그간 문신사들은 문신행위 자체를 무면허 의료행위로 본 처벌뿐 아니라, 시술 광고에 따른 의료법 위반(의료광고 금지), 비의료인의 의료행위 영업에 따른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보건범죄단속법) 위반 등으로 중한 처벌을 받아왔습니다.
 
두피문신 업체 그레이시티 회장이자 타투이스트 박준형씨가 두피문신 시술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그레이시티)
 
대법원은 지난 21일 비의료인에 의한 문신 시술이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지만, 문신 업계에선 "아직도 리스크가 여전하다"라는 주장이 나옵니다. △보건범죄단속법의 부정 의료행위 △의료법의 의료광고 금지 등의 조항이 계속 발목을 잡기 때문입니다. 
 
문신사 박준형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그는 2020년 1~12월 서울 용산구에서 두피문신 시술을 한 혐의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까지 상고해 이번 판례 변경을 이끌어낸 장본인입니다. 
 
그는 대법원 선고 직후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이 일을 그만둬야 하나 할 정도로 힘든 게 꽤 많았다"며 "대법관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겠다는 말을 듣고, 그간 힘들었던 마음이 싹 사라지는 느낌이었다"라고 말했지만, 아직 걱정이 많아 보였습니다.   
 
우선 박씨는 보건범죄단속법의 부정 의료행위를 한 혐의로 1·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현재 상고심을 진행 중입니다. 보건범죄단속법 제5조(부정의료업자의 처벌)에 따르면, 의료법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를 위반해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가 아닌 사람이 해당 의료행위를 업으로 하는 경우 무기징역 또는 2년 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습니다. 징역형과 함께 1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 벌금에도 처해집니다. 
 
박씨는 의료인이 아님에도 '의료광고를 했다'라는 혐의로도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의료법 제56조(의료광고 금지)와 제89조(벌칙) 등에 따르면, 의료인이 아닌 자가 의료에 관한 광고를 하는 경우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해당 법률에 근거해 1심에서 벌금 70만원을 받은 박씨는 2022년 4월 항소했고, 현재는 2심 법원에 사건이 계류 중인 상태입니다. 
 
박씨를 대리한 황진섭 법무법인 대련 변호사는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은) 지켜봐야겠지만, 대법원에서 미용문신과 서화문신 모두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으니 의료행위 판단을 전제로 의료법 위반을 판단한 사례들도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용업으로 등록한 뒤 속눈썹 펌과 같은 미용 시술을 미용문신 시술과 함께하는 경우, 공중위생관리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여전할 걸로 보입니다. 
 
공중위생관리법 제4조(공중위생영업자의 준수사항) 4항 1호에 따르면, 미용업자는 '의료기구와 의약품을 사용하지 아니하는 순수한 화장 또는 피부미용'을 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를 위반한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이 가능합니다. 미용업자가 문신을 하는 과정에서 의약품인 마취제 등을 사용한다면 법조문에 따라 여전히 처벌이 가능한 셈입니다. 
 
또 미용업자는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보건복지부령)에 따라 점빼기·귓불뚫기·쌍커풀수술·문신·박피술 등 이와 유사한 의료행위를 해선 안 됩니다. 이를 어긴다면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단 법률을 전향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곽예람 법무법인 오월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해당 법령 해석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위 규정은 문신을 의료법상 의료행위로 해석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하위규범으로, 보건복지부령상 '문신'이 더이상 상위법령 조문 취지에 부합하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곽 변호사는 "공중위생관리법 관계법령 역시 전향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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