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하면 3대 망한다'는 말 더 이상 없을 것"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기자간담회
2030년까진 모든 참전유공자 배우자에 생계지원금 지급
민주유공자법 정서적 반대 안돼…지방선거 후 국민의힘 설득
2026-05-29 16:02:31 2026-05-29 16:02:31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이 29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호국 보훈의 달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이제까지는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라는 말이 있었는데 더 이상 이런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습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이 호국보훈의 달을 앞둔 29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독립유공자법 개정으로 내년 1월1일부터 독립유공자 3대(손자녀)까지 보상금을 지급하게 됐다"며 한 말입니다.
 
권 장관은 "법 시행으로 새롭게 혜택을 보는 분이 2600여명"이라며 "이제 더 이상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국가에 대해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고 국가가 끝까지 우리를 돌봐주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훈부에 따르면 이달 독립유공자법 개정으로 독립유공자 유족 보상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독립유공자의 사망시점과 무관하게 손자녀까지 보상금을 지급하게 된 것인데요. 내년 1월1일부터 2300여 명이 신규로 혜택을 받게 됩니다.
 
특히 독립유공자 서훈이 늦어져 2대(자녀)가 모두 사망하는 등 3대(손자녀) 이하가 최초 보상금 수급자가 되면 최초 수급자의 자녀(4대 이하) 1명에 대해서도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1975년 이전에는 모든 독립유공자는 3대(손자녀)까지 보상금이 지급됐습니다. 하지만 박정희정권이 유신을 선포한 후 비상각료회의에서 일방적으로 해방 후 사망한 독립유공자의 경우 2대까지만 보상금을 지급하게 했습니다.
 
이에 광복회 등은 유신정권이 축소한 보상금 지급의 회복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고, 국회는 지난달 23일 열린 본회의에서 이를 복원하는 내용을 담아 안규백(국방부 장관) 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독립유공자법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당시 광복회는 "서훈이 늦어지면서 보상금 수급 횟수가 1대로 제한되었던 '최초 보상금 수급권자가 손자녀 이하인 경우 그의 자녀 1명에 대해서도 보상금을 지급하게 돼 유족범위가 크게 확대된 것은 매우 혁신적"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권 장관은 오는 2030년까지는 참전유공자의 배우자 전원에게 생계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보훈부는 지난 3월 고령·저소득 참전유공자 배우자를 대상으로 한 생계지원금 제도를 신설해 1만 7000여 명에게 매월 15만 원씩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생존 참전유공자의 숫자가 계속 줄고 있는 데다, 참전유공자 사망 이후 연금과 수당 등이 중단되면서 남은 배우자들이 보훈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보훈 정책입니다. 현재는 재정 여건상 80세 이상, 중위소득 50% 이하만을 지급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권 장관은 "현재 생존해 계시는 참전유공자 배우자는 18만 6000명으로 파악된다"며 "이분들에게 어떻게든 국가 보훈의 온기가 느껴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권 장관은 "6·25 참전 유공자의 배우자는 평균 95세, 베트남 참전 유공자의 배우자는 평균 80세 전후의 고령이라 이 분들에게 혜택을 드릴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며 "국민주권정부 임기가 끝나는 2030년까지는 전체 참전유공자 배우자들로 지급 범위를 확대하고 지원금액도 늘려나가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보훈부는 전체 참전유공자 배우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데 연간 약 1조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권 장관은 민주유공자법 제정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권 장관은 "장관 취임 이후 박종철, 이한열, 전태일 이분들은 국가유공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며 "대한민국 민주화에 기폭제가 됐던 이분들을 당연히 국가가 예우해야 했지만 보수 정당의 반대가 많았다는 이유로 법 제정이 늦어졌는데 그동안 조금 신경을 더 썼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 장관은 "국회 본회의 통과만 남겨놓고 있는 상태에서 정무적 판단에 따라 지방선거 이후 처리하는 분위기인데 이걸 왜 정무적 판단을 하는 지 납득하기 힘들다"며 "어쨌든 정무적 판단도 존중해야 되기 때문에 지방선거 후 원구성이 되면 가장 우선순위로 처리하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권 장관은 "논란이 됐던 남민전 관련 문제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났고, 동의대 사건도 실제 부상이 있고 부상 등급 기준이 적용된다"라며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야당에서도 큰 반대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권 장관은 "정서적 반대가 있는 것 같다"며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정서적 반대를 이유로 반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보훈의료 체계 강화와 관련해서는 위탁병원 숫자를 해마다 200개씩 늘려 2030년에는 2000개로 확대할 예정이고 결국 2030년이 지나면 국가유공자증만 있으면 전국 모든 병원에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외에도 보훈부가 스타벅스코리아와 시행하는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금 지원 사업 지속 여부를 국민 정서 등을 종합해 재검토하겠고 밝혔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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