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촌 피해자들 '국가배상 만사소송' 첫 변론…"미군이 잘못 인정해야"
2026-05-29 19:32:41 2026-05-29 19:32:41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미군 기지촌 성착취 피해 여성들이 주한미군에게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민사소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이날 원고 측은 “대한민국 정부뿐만 아니라 미군 당국도 이 사안에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박정호 재판장)는 29일 미군 위안부 피해 여성 117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을 열었습니다. 지난해 9월 소장이 접수된 지 8개월가량이 지나서야 첫 변론기일이 열린 겁니다. 
 
이번 민사소송은 2022년 대법원에서 확정된 기지촌 여성 국가배상 판결을 넘어, 주한미군이 기지촌 관리 체계와 성병 관리 정책에 적극 관여했는지를 다투는 사건입니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등에 따르면 미군이 공무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선 대한민국이 우선 배상 책임을 지고, 이후 미군 측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원고 측 변호인은 미군이 기지촌 성매매 구조를 알고도 방치·조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군 헌병과 한국 경찰이 함께 실시한 이른바 '토벌'과 낙검자 수용소 강제 격리, 페니실린 강제 투약 등에도 미군이 관여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굳건한 한미동맹 아래 원고들은 침묵을 강요당했다"며 "원고 다수가 고령으로, 생의 마지막 시기에 자신의 피해를 증언하고, 미군의 책임을 밝히고자 소송에 나섰다"고 했습니다. 
 
법정에선 기지촌 피해 여성 한 명이 출석, 직접 피해 사실을 진술했습니다. 그는 “16살 나이에 속아 기지촌에 들어갔다"며 "미군 부대 안에서도 성매매가 이뤄졌는데 미군이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미군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피고 측은 제대로 된 의견서조차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피고 대한민국 측은 주한미군 배상사무소에 의견을 요청했지만, 아직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피고 측은 "현재 관련 자료를 전달했고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한 달 이내 회신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음 기일은 8월21일 오후 3시로 지정됐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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